유럽연합(EU)과 베트남이 2일(현지시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브뤼셀 EU 본부를 방문한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는 이날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함께 EU-베트남 FTA 서명식에 참석했다.

융커 위원장은 중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서명은 EU-베트남 관계 발전의 야심찬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EU-베트남 FTA는 개발도상국 통상정책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밝혔다. 말름스트룀 위원은 지난해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한 데 이어 베트남과 FTA를 성사시킨 것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관계 를 강화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와 베트남은 2년 반 동안의 협상 끝에 지난 8월 FTA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 이후 양측은 마지막으로 남은 법적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이날 협정문에 서명했다. EU-베트남 FTA는 유럽의회 와 EU 회원국 의회의 비준 동의를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베트남 의회도 비준 동의 절차를 진행한다.

EU는 싱가포르에 이어 베트남과 아세안 국가 중 두번 째로 FTA를 체결했다. 베트남은 아세안 10개 회원국 중 EU의 4번째 교역 상대며 EU는 베 트남에 중국에 이어 2위의 교역 파트너다. 지난해 양측 교역은 280억 유로에 달했다.

EU는 궁극적으로 아세안 과 FTA 체결을 원하고 있다. EU는 지난 2007년 아세안과 FTA 협상을 시작했으나 미얀마 인권 문제로 2009년 중단됐다. EU와 아세안은 올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EU는 현재 말레이시아, 태국 등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무역 기구(WTO)가 추진하는 세계 무역자유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EU는 FTA를 통해 교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EU는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는 물론, 이집트,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국가들과 개별 협상을 통한 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로 이뤄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FTA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