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지구기온은 얼마나 상승했을까? CO₂배출량 감소에 세계 GDP 2% 써야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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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CO₂줄이자…파리 기후회의 '동상이몽'
지구 온난화는 환경문제의 핵심주제가 됐다. 지구 기후변화를 논의하기 위해 196개 나라가 프랑스 파리에 모인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인류가 지구의 이산화탄소(CO₂) 농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CO₂농도가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유효하다. 지구기온이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CO₂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진단 역시 맞다. 문제는 ‘어느 정도인가’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다. 지구 기온변화 실태, 해수면 상승 정도,이산화탄소 배출규모, 기온에 영향을 주는 요소, 대책을 위한 비용편익 관계를 다각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①기온이 얼마나 상승했나
지난 1세기 동안 기온은 평균 0.6도 상승했다. 160년 전 세계가 온도계를 사용한 이후 축적된 정보를 기준으로 분석한 수치다. 정확하게 말하면 0.4~0.8도다. 20세기 중 1910~1945년과 1975~현재 사이에 기온이 상대적으로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온다. 이중 산업화 이전인 1910~1945년의 경우, 온실가스 농도를 원인으로 지목하기 어렵다. 태양복사량 증가를 원인으로 본다(유엔 정부간 기후변화패널·IPCC).
지구기온은 여덟차례의 빙하기·간빙기를 거치면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1만 년 전에 시작된 마지막 간빙기(현재의 충적기도 해당) 동안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약 120m 높아졌다. 대체적으로 20세기보다 따뜻했다. 최근 1500년 동안 기온 변화폭은 5~8도다.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기온 상승폭이 유별난 것은 아니다. IPCC는 2100년 지구 평균기온이 1.5~4.5도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②이산화탄소는 얼마나 영향주나
IPCC는 1996년 “여러 증거를 검토했을 때 인간 활동이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IPCC의 기온 상승예측은 CO₂ 증가만을 고려한 것이어서 한계가 있다.
지구 기후는 태양과 우주공간 사이에 벌어지는 에너지 교환, 대기, 해양, 지표면, 빙원, 지구생물권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 복잡계다. 과학자들은 에어로졸(액체나 고체성 입자로 일반 먼지와 다름), 수증기, 구름, 태양의 밝기 같은 변수를 모두 넣어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200~300년동안 태양밝기가 약 0.4% 증가했고 이것이 0.4도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있다. 지구기후변화는 분석이 어렵다는 게 과학자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온실가스(CO₂, 메탄, 아산화질소, 염화불화탄소, 오존, 수증기 포함)에 긍정적인 면도 있다. 온실가스가 없다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33도나 낮아진다. 생물은 존재하기 힘들다. CO₂가 유일한 기온상승 원인이었다면 지구기온은 아마도 지난 1세기 동안 0.6도가 아니라 더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 구름 등이 0.64~1.6도의 기온 냉각효과를 발휘한 결과다.
③해수면 상승·히말라야 빙하 소멸?
지구 온난화가 폭풍, 태풍, 엘리뇨, 해수면 상승 같은 현상을 더 많이 불러온다는 주장은 일상화돼 있다. 전세계 해수면 수위는 지난 100년 사이 10~15㎝ 상승했다. 앞으로 100년 동안 31~49㎝ 더 상승한다는 전망이 있다.
사실은 이렇다. 수위 상승분의 4분의 3은 수온상승에 따른 물 부피팽창 때문이며, 나머지만 빙하의 변화 탓이다. 그린란드 해수면은 2.5㎝ 상승하겠지만, 남극 해수면은 8㎝ 낮아질 것이란 분석은 해수면에 대한 선입견을 바꿔놓는다.
히말리야 빙하가 지구 온난화 탓에 2035년 소멸될 것이란 예측도 있다.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났다. 이런 예측을 냈던 IPCC는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과학자들은 북극 빙하가 소멸하면 해수면이 28~43㎝ 상승할 것이란 주장을 일축한다. 얼음은 바닷물보다 농도가 낮아 떠있는 것이기 때문에 얼음이 녹는다고 해수면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④GDP 2% 성장을 포기할만한가
지구 온난화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CO₂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원을 써야 하느냐다. IPCC 등의 분석에 따르면 CO₂배출량을 교토의정서에서 제시된 정도로 줄이려면 세계 GDP 2~3%를 써야 한다.
‘회의적 환경주의자’를 쓴 비요른 롬보르는 “각국 정상들은 기후변화 대응조치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신문에 기고했다. 파리에선 지금 서로가 믿지 않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빠져 있다. 중국과 같은 개발도상국이 환경을 위해 성장을 포기할까.
지구 온난화를 단순히 CO₂배출감축만으로 해결할 필요는 없다. 에너지 사용효율을 높이거나, 수소에너지·핵융합 에너지를 개발해 화석에너지를 대체하면 된다. GDP 2%를 기술개발과 개도국 경제발전에 쓰는 것이 훨씬 경제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①기온이 얼마나 상승했나
지난 1세기 동안 기온은 평균 0.6도 상승했다. 160년 전 세계가 온도계를 사용한 이후 축적된 정보를 기준으로 분석한 수치다. 정확하게 말하면 0.4~0.8도다. 20세기 중 1910~1945년과 1975~현재 사이에 기온이 상대적으로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온다. 이중 산업화 이전인 1910~1945년의 경우, 온실가스 농도를 원인으로 지목하기 어렵다. 태양복사량 증가를 원인으로 본다(유엔 정부간 기후변화패널·IPCC).
지구기온은 여덟차례의 빙하기·간빙기를 거치면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1만 년 전에 시작된 마지막 간빙기(현재의 충적기도 해당) 동안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약 120m 높아졌다. 대체적으로 20세기보다 따뜻했다. 최근 1500년 동안 기온 변화폭은 5~8도다.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기온 상승폭이 유별난 것은 아니다. IPCC는 2100년 지구 평균기온이 1.5~4.5도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②이산화탄소는 얼마나 영향주나
IPCC는 1996년 “여러 증거를 검토했을 때 인간 활동이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IPCC의 기온 상승예측은 CO₂ 증가만을 고려한 것이어서 한계가 있다.
지구 기후는 태양과 우주공간 사이에 벌어지는 에너지 교환, 대기, 해양, 지표면, 빙원, 지구생물권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 복잡계다. 과학자들은 에어로졸(액체나 고체성 입자로 일반 먼지와 다름), 수증기, 구름, 태양의 밝기 같은 변수를 모두 넣어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200~300년동안 태양밝기가 약 0.4% 증가했고 이것이 0.4도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있다. 지구기후변화는 분석이 어렵다는 게 과학자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온실가스(CO₂, 메탄, 아산화질소, 염화불화탄소, 오존, 수증기 포함)에 긍정적인 면도 있다. 온실가스가 없다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33도나 낮아진다. 생물은 존재하기 힘들다. CO₂가 유일한 기온상승 원인이었다면 지구기온은 아마도 지난 1세기 동안 0.6도가 아니라 더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 구름 등이 0.64~1.6도의 기온 냉각효과를 발휘한 결과다.
③해수면 상승·히말라야 빙하 소멸?
지구 온난화가 폭풍, 태풍, 엘리뇨, 해수면 상승 같은 현상을 더 많이 불러온다는 주장은 일상화돼 있다. 전세계 해수면 수위는 지난 100년 사이 10~15㎝ 상승했다. 앞으로 100년 동안 31~49㎝ 더 상승한다는 전망이 있다.
사실은 이렇다. 수위 상승분의 4분의 3은 수온상승에 따른 물 부피팽창 때문이며, 나머지만 빙하의 변화 탓이다. 그린란드 해수면은 2.5㎝ 상승하겠지만, 남극 해수면은 8㎝ 낮아질 것이란 분석은 해수면에 대한 선입견을 바꿔놓는다.
히말리야 빙하가 지구 온난화 탓에 2035년 소멸될 것이란 예측도 있다.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났다. 이런 예측을 냈던 IPCC는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과학자들은 북극 빙하가 소멸하면 해수면이 28~43㎝ 상승할 것이란 주장을 일축한다. 얼음은 바닷물보다 농도가 낮아 떠있는 것이기 때문에 얼음이 녹는다고 해수면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④GDP 2% 성장을 포기할만한가
지구 온난화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CO₂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원을 써야 하느냐다. IPCC 등의 분석에 따르면 CO₂배출량을 교토의정서에서 제시된 정도로 줄이려면 세계 GDP 2~3%를 써야 한다.
‘회의적 환경주의자’를 쓴 비요른 롬보르는 “각국 정상들은 기후변화 대응조치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신문에 기고했다. 파리에선 지금 서로가 믿지 않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빠져 있다. 중국과 같은 개발도상국이 환경을 위해 성장을 포기할까.
지구 온난화를 단순히 CO₂배출감축만으로 해결할 필요는 없다. 에너지 사용효율을 높이거나, 수소에너지·핵융합 에너지를 개발해 화석에너지를 대체하면 된다. GDP 2%를 기술개발과 개도국 경제발전에 쓰는 것이 훨씬 경제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