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분야 '스티브 잡스' 키운다…문화창조아카데미 내년 3월 공식 출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문화·예술·기술·인문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문화창조아카데미’를 내년 3월부터 운영한다. 아카데미를 이끌 문화체험기술 총감독은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70)이 맡는다. 그는 ‘지식의 대융합’ 등 47권의 책을 쓴 과학 칼럼니스트로 유명하다.

이 총감독은 지난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게임, 공연 등 문화예술분야와 가상현실, 로봇, 홀로그램 등 기술분야를 결합한 ‘융합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며 “문화콘텐츠 분야의 ‘스티브 잡스’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카데미를 이끌 전임감독에는 그를 비롯해 최현주 뉴욕대 예술대 부교수, 김준섭 무대디자이너, 고주원 영상디자이너 등 네 명이 선발됐다.

문화창조아카데미는 기존 대학이나 직업교육아카데미의 교육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창작자가 만들어낸 콘텐츠를 사업화하고 인큐베이팅하는 역할도 한다. 수강생을 ‘크리에이터(creator)’, 교수진을 ‘감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프로젝트 감독격인 ‘랩 장’에는 박칼린 음악감독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김선관 구글 크리에이티브 리더 등 예술과 과학 분야 전문가 16명이 포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노 관장은 “세계 무대를 다녀 보니 한국 예술가나 창작자들의 역량은 뛰어나지만, 문화 벨트가 약해 개인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보였다”며 “정부가 문화예술계에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는 것을 보고 힘을 보태고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초빙교수로는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 제프리 쇼와 드라마 ‘스파르타쿠스’의 티 제이 스콧 감독,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 등이 참여한다.

문화창조아카데미 제1기 크리에이터는 오는 14일까지 모집한다. 학력, 나이 제한은 없으며 ‘콘텐츠 창작과 기술에 대해 열정과 경험을 보유한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내년 3월부터 2018년까지 2년간 공부할 40명을 선발한다. 1년간 실습비는 350만원이다. 연간 최대 600만원의 연구지원금을 비롯해 사업화와 창업, 융합 연구개발(R&D) 프로젝트에 참가할 기회를 제공한다. (02)779-6245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