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아파도 병원 안가고…건보 누적흑자 17조
건강보험 수지 누적 흑자액이 17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으로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는 사람이 늘어난 반면 암 발생률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어 건강보험 재정 흑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건강보험 총수입은 51조9838억원, 총지출은 48조9870억원으로 2조9968억원의 당기수지 흑자를 낼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누적수지 흑자액은 16조9779억원에 달해 연말께 1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건보공단은 최근 5년간 건강보험료 등으로 들어온 평균 수입액과 병원 진료비 등 요양급여비로 지출한 평균 지출액 등 현금흐름을 고려해 2015~2019년 건강보험 재정수지를 분석했다.

건강보험 재정은 2011년 1조600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선 뒤 2012년 4조6000억원, 2013년 8조2000억원, 2014년 12조8000억원 등으로 누적 흑자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당분간 흑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이 2016년 17조3010억원, 2017년 18조3962억원, 2018년 19조2095억원 등으로 해마다 늘면서 2019년에는 20조428억원으로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보다 흑자 규모가 크고 누적적립금 규모도 큰 폭으로 늘고 있어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 전환과 고갈 시점이 정부가 전망한 10년 뒤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획재정부는 앞서 2060년까지의 장기 재정을 전망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이 2016년을 정점으로 꺾여 2022년부터 적자를 보게 되고 2025년에는 고갈 사태를 맞는다고 추산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