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에 특허침해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소송은 당분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소송 결과에 따라 배상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환급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북부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서류를 재판장인 루시 고 판사에게 제출했다. 서류에 따라 애플은 삼성전자에 5억4800만달러(약 6400억원)의 배상금 지급을 요구하는 청구서를 발송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4일까지 배상금을 주기로 했다.

이번 배상금 지급은 삼성전자와 애플 간 1차 특허 소송에 대해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올해 5월 내린 판결에 따른 것으로 소송이 시작된 지 4년8개월 만에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2심 재심리를 요청했으나 법원은 지난 8월 요청을 기각했다. 삼성전자는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며 “필요한 법적 절차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2011년 4월 삼성전자 갤럭시S 등이 아이폰 디자인 등을 베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원은 2014년 3월 삼성전자에 9억3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항소심을 거쳐 배상금은 5억4800만달러로 줄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의 소송 결과에 따라 배상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특허청이 이번 배상금에 포함된 일부 특허를 무효 판결하는 등 판결이 뒤집히거나 배상금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애플은 삼성전자의 배상금을 환급해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은 오는 10일 루시 고 판사 주재하에 회의를 열고 배상금 환급 조건과 이자 지급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