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들어선 전시공간 ‘교보아트스페이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들어선 전시공간 ‘교보아트스페이스’.
‘도서관이야, 미술관이야?’

3개월간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오는 11일 새롭게 문을 여는 교보문고 서울 광화문점. 8일 미리 둘러본 광화문점은 ‘책 파는 서점’보다는 ‘책 읽는 도서관’에 가까웠다. 서점 중앙에 100여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대형 소나무 탁자가 놓여 있고 서가 곳곳에 소파 벤치 테이블 등 다양한 형태의 독서 공간이 마련됐다. 서점 한쪽에는 미술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가 조성됐다.

하루평균 4만여명이 찾는 국내 최대 규모(면적 8595㎡)의 서점인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확 바뀐다. 김민기 교보문고 마케팅지원실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점을 ‘지혜·시간·자연·마음·문화를 잇다’라는 주제로 새롭게 선보인다”며 “시간과 비용을 들여 서점을 방문한 독자들이 책을 쉽게 찾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책장 높이를 70㎝ 낮추고, 책장 간격을 30㎝ 늘렸다”며 “통로를 넓히고 조명 밝기를 높여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문학·인문 서가인 ‘지혜를 잇다’에는 책을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배움’이 들어섰다. 저자 강연과 작가 사인회 등을 열 수 있는 공간으로 300석의 독서 공간이 조성됐다. 경제·경영 서가 ‘시간을 잇다’에는 대형 소나무 탁자가 놓였고, 예술·여행 서가 ‘자연을 잇다’는 원목 책장과 화분을 이용해 쾌적한 독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키즈가든’, 꽃향기 가득한 ‘플라워존’도 마련했다.

15일 공식 개관하는 교보아트스페이스는 서점을 찾은 사람들이 미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갤러리다. 개관 기념전 ‘미술, 책 편(篇)에 들다’에는 남경민 서유라 김경민 등 작가 10명이 책을 형상화하거나 책의 상징성을 주제로 삼은 작품 20여점을 출품했다.

교보문고는 광화문점 외에 부산점과 서울 수유점 신도림점, 경기 판교점, 전북 전주점 등에도 누구나 편하게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허정도 교보문고 대표는 “문고는 ‘문화의 곳간’이란 뜻으로 문화를 담는 그릇이란 의미가 있다”며 “교보문고 오프라인 서점을 더 풍요롭고 즐거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