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에 '한방' 먹인 서울반도체
LED(발광다이오드) 전문기업 서울반도체가 일본 미국 업체들과의 특허 분쟁에서 잇달아 승리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LED업계에선 기술 도용에 따른 특허 분쟁이 잦아 기술력을 특허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

서울반도체는 일본 렌즈제조 업체 엔플라스를 상대로 제기한 3건의 특허 무효소송에서 미국 특허심판원이 모두 ‘무효’ 판결을 내렸다고 8일 발표했다.

이번에 무효가 된 특허는 TV의 후면 광원으로 사용되는 백라이트유닛(BLU)의 렌즈 기술에 관한 것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미국 특허심판원이 엔플라스의 렌즈 특허가 새로움이 떨어지고 기술적 진보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지난 9월과 10월 각각 무효 결정을 내렸다”며 “큰 이변이 없는 한 본소송에서도 같은 취지의 결정이 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서울반도체는 엔플라스의 특허가 무력화됨으로써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플라스의 독점적 지위가 낮아져 영업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엔플라스는 그동안 자사의 특허만이 고유한 기술이라고 주장하며 서울반도체 등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을 막아왔다.

서울반도체는 최근 미국 TV 제조사 커티스가 LED 에피, 칩, 패키지, LCD(액정표시장치)용 백라이트 전구 및 구조와 관련한 특허에 대해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울반도체는 커티스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미국 연방법원에 제기해 지난 7월 승소한 바 있다.

서울반도체는 기술 개발과 특허취득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매출의 10%가 넘는 981억원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썼다. 자회사 서울바이오시스와 함께 취득한 특허는 9월 말 기준 1만2703개(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포함)에 이른다.

남기범 서울반도체 중앙연구소장은 “앞으로도 특허 침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기술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