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모 세리정보기술 대표 "NCS 효과요? 고객 불만·이직률 동시에 줄였죠"
“직무에 따른 능력 개발을 지원하고 그에 따라 연봉체계도 개선하니 직원들 일하는 방식이 달라졌죠. 그러다 보니 우리 회사에 시스템 개발과 관리를 맡긴 고객사들의 만족도도 높아졌고 이직하는 직원도 많이 줄었습니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의 금융정보시스템을 개발하고 컨설팅하는 회사인 세리정보기술. 최근 서울 영등포동 본사에서 만난 이금모 대표(56·사진)는 3년 전 직원들과 6개월간의 토론 끝에 도입한 직무·성과급 임금체계를 설명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2012년 성과연봉제 임금체계를 시범 도입한 세리정보기술은 올해부터 전면 시행과 함께 사규에 있던 정년(58세)도 없앴다. 업(業)의 특성상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정보기술(IT) 분야는 경험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개인별로 업무 수행능력 차이가 큽니다. 3, 4년차에 10년차 능력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지요. 반발이 크긴 했지만 회사가 지급하는 총임금액을 줄이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자는 취지를 직원들이 받아들인 거죠.”

세리정보통신은 임금체계 개편과 함께 직원들의 효율적인 교육과 자기계발, 승진체계 등을 관리하기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도 도입했다. 기존에는 연차에 따라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순으로 진급했지만 NCS 도입에 맞춰 주니어, 시니어, 전문가급으로 나눠 그에 따른 직무를 정하고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다.

주니어 단계는 화면 구현, 사용자환경(UI) 시험, 테스트 환경 구축 등 기초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시스템의 일부를 만든다. 시니어는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구축, IT프로젝트 통합관리, 앱(응용프로그램) 설계 등 프로그램이 금융회사에서 사용하기 편리한지를 분석한다. 전문가 그룹은 수주전략 수립, IT프로젝트 위험 관리 등 거래처의 요구를 제한된 시간과 비용 안에서 어떻게 구현할지 결정하고 컨설팅해주는 역할을 한다.

임금체계 개편과 NCS 도입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이전의 연공급 체계에서는 프로젝트를 수주하고도 공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잦았지만 최근 2~3년간 거래처의 불만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직원들의 이직률도 낮아졌다. 2013년에는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가 뽑은 ‘취업하고 싶은 기업’으로 선정됐다.

“예전에는 신입사원 10명을 뽑으면 3~4년 뒤 7명가량이 나갔는데 이제는 금융회사로 스카우트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직자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10명씩 신입사원을 채용했습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