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때 벨보이 체험학습
"사람은 왜 다를까" 관심 가져
하버드 재직 3년 연속 '명강사'
성격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서 《성격이란 무엇인가(원제 ‘Me Myself and Us’)》로 유명한 브라이언 리틀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 교수(사진)는 지난 8일 서울 화양동 건국대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주최로 열린 ‘2015 테크플러스’의 강연자로 한국을 찾은 그는 “기술 발달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개인의 삶과 행복 추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주시하고 있다”며 “시대의 변화가 이질적 존재 간 융합을 촉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하버드대 재직 시절 3년 연속 ‘학생들이 뽑은 명강사’로 선정된 리틀 교수는 “인간의 성격은 사회에서 타인과 공존하기 위해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며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성격에 대해 연구할 때 개인의 고정적 틀에만 집중하지 않고 가족과 직업, 사회, 인생의 목표 등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은 혼자 살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란 건 모두가 아는 기본 명제죠. 사람은 타고난 기질과 성격이 있다 해도 꼭 이뤄야 할 인생의 특별한 목표가 있다면 스스로 새로운 모습을 창조하고, 정반대로도 바꿀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성격은 마치 거대한 그물망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그 사람만의 특징인 것 같지만 거기엔 수많은 소통의 결과가 녹아 있죠.”
그가 사람의 성격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열한 살 때 학교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호텔 벨보이를 하며 각양각색의 사람을 만나면서다. “팁을 두둑이 주는 손님도 있었고, 무표정하게 지나치는 손님도 있었고, 그냥 살짝 웃으며 인사해 주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왜 저렇게 다를까’란 호기심이 생겼고, 그게 학창시절 내내 따라다녔어요. 아직도 성격에 대해선 모르는 게 너무나 많습니다.”
리틀 교수는 “성격심리학은 경제학과 뇌과학 등 어느 분야와도 연계될 수 있는 학문”이라며 “첨단 정보기술(IT)의 발달을 통해 성격 분석 방법도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자신의 성격을 지나치게 세분화해 특정지으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성격을 알아보는 목적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직장과 가정 등 여러 공간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겪는 갈등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길이죠.”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