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
그래픽 = 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
LG전자는 연간 매출 50조원과 자산 규모 30조원을 넘는 한국의 대표적 정보기술(IT)업체다. 가전과 에어컨, 휴대폰, TV 등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최근 세계 IT제품이 혁신의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LG전자는 자동차용 부품 사업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신사업도 검토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신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자동차 부품사업 기대

자동차 부품 강자로 제2 도약…OLED TV 사업도 순항
LG전자 주가는 지난 8월21일 3만9300원을 바닥으로 최근 5만5000원 수준까지 40% 가까이 뛰었다. 미국 GM의 전기차인 시보레 볼트EV에 장착되는 11개 부품을 2016년 말부터 납품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회사의 VC(자동차용 부품)사업 부문에 대한 실적 기대가 커졌다. 여기에 하반기 주력 스마트폰인 ‘V10’ 출시와 TV패널 가격 하락에 따른 TV 부문의 원가구조 개선 등으로 올 4분기에 영업이익이 증권사 추정치 평균(컨센서스)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보탰다. 수익성이 높은 OLED TV 판매대수 증가로 앞으로 TV부문의 수익성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휴대폰사업 회복이 관건

최근 주가 상승은 이런 세 가지 요인이 일정 부분 반영됐다고 판단한다.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세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신규 성장동력인 VC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VC부문은 분기 매출이 아직은 5000억원 미만이다. 앞으로 가파른 매출 증가를 위해선 VC 부문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마케팅 등에 필요한 대규모의 자금 투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된다.

둘째는 휴대폰 부문의 흑자 전환이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올해 출시된 ‘G4’와 ‘V10’이 예상치를 밑도는 판매대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범용화도 부진한 판매의 요인 중 하나지만 ‘G4’는 메탈케이스와 지문인식 등을 장착하지 않아 세계적인 흐름과 다소 차이가 난다. ‘V10’은 경쟁 모델에 비해서 시기적으로 출시가 다소 늦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이 지속되면서 브랜드 이미지도 예전만 못해졌다. 그럼에도 ‘V10’을 통해 LG전자가 스마트폰 전략을 확립했다는 것은 긍정적 부분이다.

상반기에는 G시리즈, 하반기에는 V시리즈를 출시해 1년에 두 개 모델을 출시하는 전략을 구축하고 듀얼 전면카메라와 보조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향후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내년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처음으로 한 자릿수(당사 예상치는 9%)로 낮아지는 점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가격정책 등은 부정적인 변수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감안할 때 LG전자가 내년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상승과 수익성 회복을 이뤄야 각종 우려가 희석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새로운 경영혁신 조치들도 필요하다. 내년도 PC, TV, 휴대폰 등의 글로벌 IT 수요는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짝수해 효과(올림픽, 유럽컵 등) 등이 존재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미국 주택경기 둔화, 신흥 시장의 구매력 약세 등)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올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LG전자 입장에서는 불안한 대외 여건을 고려하면 구조조정과 사업부 재편 등을 통한 새로운 경영혁신 조치들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측면에서 2013년 7월 신설된 VC부문이 기존의 가전용 부품 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가파르게 수주잔액과 매출을 증가시키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실적 개선 전망

올 4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수준인 2200억원(LG이노텍 제외)을 기록할 전망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전 부문은 환율과 북미시장의 호조, 구리 철강 등 원재료 가격 안정 등에 따라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된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HE부문도 TV 패널 가격의 하락과 수익성 높은 OLED TV 판매 대수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전 분기보다 개선될 수 있다.

최근 OLED TV의 판매 대수 증가를 감안해 2016년 HE 부문의 실적을 상향 조정했고 자동차용 부품의 경쟁력 상승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여전히 매력적인 종목이라는 판단이다.

이승혁 <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kevin.lee@truefriend.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