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아파트 시공에 속속 채택
배관 점검 및 유지보수도 쉬운 게 장점
화장실 소음의 이유는 현재 대부분 공동주택 화장실 배관이 아랫집 천장에 설치돼 윗집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가 아래층에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층하배관'시스템으로 설계돼 소음을 막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층하배관 시스템은 일부 배관이 콘크리트 구조체에 매립돼 있어 누수가 발생하거나 유지보수가 필요할 때에는 아랫집에 피해를 주거나 아랫집에서 수리를 해야 하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수명이 20년밖에 되지 않는 배관이 콘크리트 구조체에 묻혀있어서 아파트 콘크리트 구조체의 수명(최소 60년 이상)까지도 단축 시켜 결과적으로 아파트 전체 수명을 단축시키기도 한다.
층하배관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해서 나온 기술이 '슬라브다운(층상 이중배관) 공법'이다. 화장실 바닥을 뚫지 않고 화장실의 슬라브 바닥을 거실 슬라브 바닥보다 낮추고 공간을 만들어 그곳에 배관을 배치하고 무근 콘크리트로 매립시키는 기술이다.
슬라브다운 공법은 기존의 층하배관과 비교해 화장실의 층간소음도 해결해 줄뿐더러 유지보수 시에도 아래층에 피해를 주지 않고 수리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배관이 여전히 콘크리트에 묻혀 있어 배관을 점검할 때나, 유지보수시에는 두께가 300mm이상 되는 콘크리트를 걷어내야 하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고 수리도 어려운 게 단점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슬라브다운 배관공법을 더 이상 적용하지 않을 정도다.
층하배관 및 슬라브다운 공법의 문제점을 해결한 화장실 배관공법이 최근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잇따라 채택되고 있다. 바로 중소기업인 (주)스카이시스템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층상 벽면배관공법'이다.
층상 벽면배관공법은 아파트 위 아래층 사이의 콘크리트 바닥을 기준으로 아래층으로 구멍을 뚫거나 배관을 매립하지 않고 화장실 벽면에 선반을 만들어 그 속에 오배수관을 노출시켜 배관 시공하는 방법이다. 화장실의 층간소음을 없앨 수 있고, 배관의 점검 및 노후화된 배관의 유지보수를 손쉽게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장수명주택 인증제도를 통해 새로 짓는 공동주택 1,000세대 이상의 경우 용적율, 건폐율 등의 인센티브를 주면서 권장하고 있는 제도의 취지에도 적합한 화장실 배관 공법으로 업계에선 인정하고 있다.
스카이시스템 전영세 대표이사는 "현재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공동으로 시공 중인 서울 강동구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및 경남기업의 수원 송죽동 경남 아너스빌 아파트 신축현장에 층상 벽면배관공법으로 시공을 하고 있다"며 "대우건설이 시공중인 반포 삼호가든4차 재건축, GS건설이 12월말에 분양예정인 신반포자이에도 이 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호영 한경닷컴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