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준공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신진수 환경부 자원순환국장, 유정준 SK E&S 사장, 박주경 육군 11사단장, 이시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 윤성규 환경부 장관, 최문순 강원지사, 노승락 홍천군수. 홍천군 제공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준공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신진수 환경부 자원순환국장, 유정준 SK E&S 사장, 박주경 육군 11사단장, 이시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 윤성규 환경부 장관, 최문순 강원지사, 노승락 홍천군수. 홍천군 제공
분뇨처리장과 하수처리장 때문에 ‘악취마을’로 불리던 강원 홍천 소매곡리가 친환경에너지마을로 재탄생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힘을 합쳐 분뇨처리장과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악취를 없애고 이들 시설에서 도시가스 및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한 결과다. 마을 주민 사이에서는 ‘친환경 새마을운동’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SK의 마법'…냄새 나던 마을을 친환경마을로
소매곡리는 1998년 이후 ‘냄새나는 마을’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었다. 홍천군이 이곳에 하수처리장과 가축분뇨처리장을 몰아넣어서다. 마을에서는 물론이고 마을 옆 고속도로를 지날 때도 분뇨처리장과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냄새가 날 정도였다고 한다. 악취가 계속되자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갔다. 1983년에는 107가구가 이 마을에 살았지만, 지난해에는 57가구만 남았다. 집값도 계속 내려갔다.

소매곡리의 변신은 1년 만에 이뤄졌다. 환경부와 강원도, 홍천군, SK E&S, 강원도시가스가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을 시작하면서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5월 이 마을을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공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환경부와 SK E&S 등은 10일 준공식을 열고 친환경에너지타운 가동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친환경에너지타운 가동은 소매곡리가 국내 최초다.

가축분뇨처리장에는 가축분뇨와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오는 가스를 도시가스로 정제하는 설비가 설치됐다. 여기에서 연간 60만㎥의 도시가스가 생산되며 마을 주민에게 공급된다. 마을 주민들은 1년에 가구당 91만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마을 전체적으로는 연간 4200만원의 가스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가축분뇨와 음식물찌꺼기를 퇴비와 액비로 바꾸는 시설도 생겼다. 만들어진 퇴비와 액비는 판매해 마을공동기금으로 활용한다. 연간 5200만원의 수익이 생길 전망이다.

하수처리장에는 340㎾급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됐다. 처리장 방류수를 활용하는 소수력발전 시설도 생겼다. 소매곡리는 생산한 전력을 판매해 연간 5200만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들 시설에서 생기는 수익금은 연간 1억4600만원 규모에 달한다. 이들 시설에는 악취를 차단하는 설비도 추가됐다.

SK E&S와 자회사인 강원도시가스는 가축분뇨와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오는 가스를 도시가스로 정제해 마을 주민에게 공급하는 일을 맡았다. 태양광 발전시설 건설비용 1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SK그룹은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단지 조성, 세종창조마을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등 다양한 친환경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UN기후변화협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사업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