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은신으로 곤욕을 치른 조계종의 총본산인 조계사가 대응 매뉴얼을 만들지 고심 중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계사 주지이자 총무원 총무부장인 지현 스님은 11일 "종단은 필요가 없겠지만 조계사 차원에서는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다"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14일 경찰과 대규모 충돌을 야기한 1차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뒤 그달 16일 조계사에 들어왔고, 지난 10일까지 25일간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에 머물렀다.

그동안 조계사에서는 신도회가 한 위원장을 끌어내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한 위원장 문제를 놓고 방문객들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는 등 크고 작은 소동이 끊이지 않았다.

또 한 위원장이 조계사를 민주노총의 투쟁 본부로 활용하고 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조계사 관계자는 "한상균 사태로 인해 신도가 줄고 분위기가 어수선해 충격이 컸다"면서 "스님들의 허탈감, 신도들의 실망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응 매뉴얼 제작에 대해 "고민해 볼 수는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소도'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소도는 삼한시대 천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성지로, 죄인이 들어와도 잡아가지 못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