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신뢰 잃은' 남아공…랜드화 가치 사상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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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관 돌연 교체
경제정책 불확실성 커져
경제정책 불확실성 커져
남아프리카공화국 화폐인 랜드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환율정보 사이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11일 오전 달러화 대비 랜드화 가치는 한때 15.44랜드까지 급락했다. 1971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남아공 주요 수출품인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그렇지 않아도 약세였던 랜드화 가치는 제이컵 주마 대통령이 지난 9일 재무장관을 갑작스레 갈아치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주마 대통령은 그간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쓴다는 평가를 받아온 은흘라은흘라 네네 재무장관을 경질하고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데이비드 반 루옌 의원을 새 장관으로 임명했다. FT에 따르면 남아공 은행연합회의 카스 쿠바디아 국장은 “새 인물은 금융 분야에 아무 경험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FT는 이 같은 교체가 주마 대통령이 경제 분야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음세비시 은들레티아나 요하네스버그대 교수는 “주마 대통령이 공익보다 사익을 위해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급격히 반응했다. 하루 사이 랜드화 환율이 달러화 대비 5%, 파운드화 대비 4.4% 급등했다. 남아공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4%포인트 뛰어올라 7년 만에 최고치(연 10.23%)를 기록했다.
남아공 경제는 최근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금융위기 전 연 6~7%였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5%까지 떨어졌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 4일 남아공 국가신용등급을 ‘BBB-’로 한 단계 낮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피터 몬탈토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네네 장관을 경질한 것에 대해 “남아공 재무부의 심각한 손실이며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글로벌 환율정보 사이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11일 오전 달러화 대비 랜드화 가치는 한때 15.44랜드까지 급락했다. 1971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남아공 주요 수출품인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그렇지 않아도 약세였던 랜드화 가치는 제이컵 주마 대통령이 지난 9일 재무장관을 갑작스레 갈아치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주마 대통령은 그간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쓴다는 평가를 받아온 은흘라은흘라 네네 재무장관을 경질하고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데이비드 반 루옌 의원을 새 장관으로 임명했다. FT에 따르면 남아공 은행연합회의 카스 쿠바디아 국장은 “새 인물은 금융 분야에 아무 경험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FT는 이 같은 교체가 주마 대통령이 경제 분야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음세비시 은들레티아나 요하네스버그대 교수는 “주마 대통령이 공익보다 사익을 위해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급격히 반응했다. 하루 사이 랜드화 환율이 달러화 대비 5%, 파운드화 대비 4.4% 급등했다. 남아공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4%포인트 뛰어올라 7년 만에 최고치(연 10.23%)를 기록했다.
남아공 경제는 최근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금융위기 전 연 6~7%였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5%까지 떨어졌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 4일 남아공 국가신용등급을 ‘BBB-’로 한 단계 낮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피터 몬탈토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네네 장관을 경질한 것에 대해 “남아공 재무부의 심각한 손실이며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