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장비 이전협정 합의…원자력 협정은 서명 미뤄

일본이 인도에 놓일 첫 고속철도를 건설하기로 했다.

인도를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2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 후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뭄바이와 구자라트 주 아메다바드 505㎞ 구간에 일본의 신칸센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공동성명에서 밝혔다.

일본은 이를 위해 인도에 120억 달러(약 14조1천780억원) 규모의 차관과 기술지원을 약속했다.

뭄바이-아메다바드 고속철에는 모두 15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인도 정부는 추산하고 있어 전체 자금의 80%를 일본이 지원하는 셈이다.

양국 정상은 구체적 자금 지원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인도 언론은 차관이 연 0.1∼0.5% 이율에 50년 상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고속철이 인도 철도를 혁명적으로 바꾸고 인도 경제 변화의 엔진이 될 것"이라며 아베 총리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양국 정상은 또 군사 장비 및 기술 이전에 관한 협정에도 합의했다.

이로 인해 인도가 원하는 일본 해상자위대 구난 비행정 'US-2'의 인도 수출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정상은 이어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력 협정'에 관해서도 합의가 거의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정 서명은 기술적인 세부 사항과 내부 절차가 마무리된 뒤에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정부는 일본의 원자로 기술이나 설비를 인도에 도입할 수 있도록 지난 5년 동안 논의했다.

하지만 일본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가입하지 않은 인도에 핵실험을 완전히 중단할 것을 요구해 그동안 협상이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일본이 인도의 핵실험 중단과 관련해 종전보다 다소 완화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의 이번 인도 방문은 지난해 8월 모디 총리 방일의 답방 형식으로 이뤄졌다.

당시 아베 총리는 인도에 5년간 공적개발원조(ODA)를 포함해 3조5천억 엔(약 34조 원) 규모의 민·관 투자 및 융자를 하겠다고 모디 총리에게 약속했다.

또 아베 총리가 이례적으로 도쿄를 벗어나 교토까지 동행해 모디 총리를 안내하는 모습도 보였다.

모디 총리도 12일 오후 자신의 지역구이기도 한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바라나시를 아베 총리와 함께 방문해 안내할 예정이다.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