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기온 22도 '여름같은 겨울'…달갑지 않은 미국 이상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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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은 지금
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낮기온 22도 '여름같은 겨울'…달갑지 않은 미국 이상기후](https://img.hankyung.com/photo/201512/AA.10997139.1.jpg)
공원 매표소에 근무하는 마크 하버 씨(43)는 “어제부터 날씨가 따뜻해 입장객이 몰리는 바람에 휴일 비(非)근무조까지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복장은 반팔에 반바지가 대부분이었고, 여성은 민소매도 많았다.
이날 워싱턴DC 인근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화씨 73도(섭씨 22도). 워싱턴포스트는 “1889년 이후 126년 만에 가장 따뜻한 12월 기온”이라고 보도했다.
따뜻한 주말 날씨에 업계의 명암도 갈렸다. 그레이트폴스뿐 아니라 근처 놀이공원과 야영장, 쇼핑몰 등은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반면 겨울스포츠용품 업체와 크리스마스 시즌을 전후해 개장 계획을 짜놓은 스키장은 울상이다. 워싱턴DC 북서쪽으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화이트테일스키리조트 관계자는 “개장 여부가 날씨에 달려 있다”고 했다.
뉴욕도 이날 낮 기온이 화씨 68도(섭씨 20도)까지 치솟았다. 언론은 미국에서 지난 주말 60개 도시가 12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보도했다.
UN은 올해 지구촌이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기온이 높은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고온 원인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을 꼽는다. 올해는 더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슈퍼 엘니뇨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엘니뇨는 통상 이상 고온과 변덕스러운 날씨, 극심한 가뭄으로 이어진다. 벌써 곡물작황 우려 때문에 콩 옥수수 밀 등의 선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
경기회복이 더딘 가운데 극심한 ‘애그플레이션’(agflation·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급격한 물가상승)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T&T에 근무하는 데니스 마셜 씨(47)는 “겨울 날씨가 더우면 다음번 여름에 가뭄이 심하다고 들었다”며 “뭔가 불안한 겨울”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