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베트남 카드시장서 '승승장구'…4년 만에 가입자 30배
신한은행이 베트남 신용카드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베트남 카드사업에 뛰어든 지 4년여 만에 신용카드 가입자를 30배, 취급액은 60배 이상 늘렸다. 올해는 신용카드 사업을 하는 베트남 현지 은행과 외국계 은행 25곳 가운데 취급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베트남법인(신한베트남은행)이 연말까지 14만여명의 카드 가입자를 확보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작년 10만5000명보다 1년 새 33% 이상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베트남 카드 시장에 뛰어든 2011년 말(가입자 4500명)과 비교하면 무려 31배 증가했다. 카드 취급액도 급증세다. 2011년 첫해 180만달러였던 카드 취급액은 지난해 8600만달러로 껑충 뛰었고, 올해는 연말까지 1억2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진출 초기 대비 66배 증가한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최근 신용카드 이용자가 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신용카드 발급 규모가 2013년 200만장에서 지난해 500만장으로 급증했다. 전체 시장 규모(카드 취급액 기준)는 연간 52억달러(약 6조원)다. 이 시장을 두고 베트남 현지 은행 19곳과 HSBC, 씨티은행,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등 6개 외국계 은행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비에트콤은행 등 현지 은행이 차지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6개 외국계 은행이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특히 6개 외국계 은행 중 신한은행의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카드사업을 하는 은행들이 올해 평균 40%가량 취급액을 늘린 데 비해 신한은행은 7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런 성장세는 신한은행의 현지화 전략이 주효한 결과다. 초창기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인과 동포 대상 영업에 주력했으나 2012년부터 현지 공기업 및 우량 민간기업 임직원으로 마케팅 대상을 넓혔다. 올해는 베트남 인기 아이돌들이 출연하는 한국여행 TV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PPL(간접광고) 마케팅을 강화했다.

신한베트남은행 관계자는 “카드 가입자의 90% 이상이 베트남 현지인”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