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완성한 이 그림은 담배를 피우고 있는 여성의 신체 특징만 단순화해 표현한 작품이다. 주변의 친근한 여성을 모델로 사진을 찍은 뒤 컴퓨터 작업을 통해 이목구비는 물론 머리카락, 손가락 등을 지워버렸다. 머리와 상체를 굵직한 선으로 처리해 데포르메(dformer, 형태의 왜곡) 효과도 노렸다. 사람을 보고 어떤 사실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의 느낌을 시각화한 것이다. 한 여성의 간결한 이미지는 현대인의 익명성을 대변하는 동시에 경쾌한 ‘삶의 아이콘’으로 다가온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