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초읽기] 글로벌 자금 美로 쏠리나…"세계 금융시장, 공포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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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 증시 충격 이어 일본도 급락
"다시 제로금리로 돌아갈 것" 전망도
"다시 제로금리로 돌아갈 것" 전망도

◆‘긴축’ 앞두고 커지는 변동성
![[미국 금리인상 초읽기] 글로벌 자금 美로 쏠리나…"세계 금융시장, 공포에 떨고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512/AA.10997771.1.jpg)
FOMC가 금리인상을 통해 ‘긴축’으로 방향을 전환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3~4%대의 급락세를 보인 데 이어 14일에는 일본 증시가 충격파를 맞았다. 이날 오전 닛케이225지수는 한때 3% 이상 급락하고, 도쿄증권거래소 1부 종목 90% 이상이 일제히 하락하는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국제유가 급락세와 맞물리며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의 위안화 약세도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전 거래일보다 0.21% 낮은 달러당 6.4495위안으로 고시했다. 4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응해 위안화 가치를 더 떨어뜨리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도 선제대응에 나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피터 프랫 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ECB는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준비가 끝났음을 강조했다. 프랫 이사는 “양적 완화 프로그램에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투자금 유출 가능성에 따른 시장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5년 내 다시 제로금리” 전망도
Fed가 이번에 금리를 올리겠지만 몇 년 뒤엔 다시 금리를 낮추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꼴인 58%가 5년 내 기준금리가 다시 제로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7명 중 1명꼴인 16%는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질 수 있다고 응답했다. 또 10명 중 4명꼴인 39%는 5년 이내에 양적 완화와 같은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응답자들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3년 이상 Fed의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는 데다 미국 경제도 생산성 둔화 등으로 높은 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의 낮은 경제성장률과 중국의 경기둔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시장 거품붕괴 가능성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국이 다시 경기침체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연내 금리인상에 나서서는 안된다는 반대여론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은 최근 FT 기고문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경기회복 후 2년 내 침체에 접어들 가능성이 50%, 3년 내 침체에 빠질 확률은 65%에 달한다”며 “과거에는 3% 가까운 명목성장률을 보였지만 현재는 2%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며 연내 금리인상에 나서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보냈다고 비즈인사이더 등 외신들이 전했다. 그는 대표적 위험자산인 정크본드 시장의 붕괴 가능성을 예로 들며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상상할 수 없다”며 섣부른 긴축이 미국 경제를 다시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