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의 ‘눈길’이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수혜주에 쏠리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신흥시장의 ‘불안 증폭 요인’이라기보다는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다. 고환율 수혜주와 변동성이 작은 방어주, 글로벌 경기 급변기에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큰 실적 개선주가 주요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뒤, 투자자 '허기' 채워줄 종목
◆예고된 악재 아닌가?

15일 주식시장은 전날 미국 금리 인상 우려에 급락한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신흥시장 위축 우려가 과도했다는 시각이 힘을 얻으면서 코스피지수는 5.15포인트(0.27%) 상승한 1932.97에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도 9.41포인트(1.49%) 오른 639.78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3522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기관의 반발 매수세도 그만큼 강했다. 전날 1178억원 순매수에 그친 기관이 이날 3436억원으로 순매수 규모를 3배가량 키우며 반등을 주도했다. 개인의 순매도 규모도 129억원으로 전날(1478억원)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수급이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증권가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이후에 본격적인 반등장이 올 것을 점치는 시각이 늘고 있다. 금리 인상 우려가 오랜 기간 예고됐던 만큼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은 예고된 악재인 만큼 충격이 있더라도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코스피지수가 1900선 이하로 밀릴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도 “미국 중앙은행(Fed)이 추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느리게 할 것이란 발언을 내놓을 경우 오히려 연말 증시는 반등의 계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라”

이 같은 분석에 따라 일차적으로 주목되는 주식은 ‘원화 약세 수혜주’다. 미국 금리 인상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겨 달러화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화가 엔화나 유로화 같은 선진국 통화보다는 신흥국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으면서 환율 변동에 영업이익이 크게 영향을 받는 수출주가 수혜 후보”라고 말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삼성전자(1.27%) SK하이닉스(1.38%) LG디스플레이(2.08%) 현대모비스(1.44%) 등 주요 수출주가 일제히 반등하는 등 재빠른 반응을 보였다.

미국 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변동성이 작은 방어주 투자에 눈을 돌릴 때라는 시각도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300대 기업 중 변동성이 하위 20%에 속하고 최근 변동성이 2005년 이후 평균치에 못 미치는 KB손해보험 GS 하이트진로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10년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실적 개선주에 대한 기대도 크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주 및 최근 코스닥시장의 주요 매수 세력인 외국인 선호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주요 증권사는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0% 이상 크게 늘 종목으로 LG생활건강 한샘 고려아연 등을 꼽았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