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경기 의정부 신곡지구대의 이재정 순경(사진 왼쪽)은 불길 속에서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주민들을 구하러 건물 안에 들어갔다가 연기 속에 갇혀버린 것이다. 이 순경은 주민들을 대피시킨 뒤 3층 창문에서 뛰어내리다 골절상을 당해 지금도 치료를 위해 휴직 중이다.

15일 경찰청은 이 순경처럼 올 한 해 현장에서 봉사한 경찰관 16명을 한자리에 모아 격려했다. ‘응답하라 2015 현장경찰관 격려 토크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강신명 경찰청장(오른쪽)이 참석해 경찰관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았다.

강 청장은 “경찰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국민의 부름에 응답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위기에 처하거나 범죄에 직면했을 때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들 곁에 있어주는 것이 경찰의 가장 숭고하면서도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모범적인 여러 활동 사례가 소개됐다. 이경미 구미 원평지구대 경장은 호흡기질환으로 말을 할 수 없는 1급 장애인의 구조 요청 전화를 받고 처리해 ‘든든한 경찰관’으로 선정됐다. 수화기 너머에서 아무 말도 없는 가운데서도 이 경장은 수화기를 두드리는 소리로 장애인과 소통했다. 이 경장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시민의 신고전화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고 뜻을 헤아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지역 경찰관들이 얼마나 힘들게 시민을 위해 노력하는지 많은 분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준열 세종시 아름파출소 순경은 인명구조에서 활약을 보여 ‘든든한 경찰’로 선정됐다. 나 순경은 새벽에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가 위독한 주민을 응급조치로 살려내고, 번개탄 자살기도자를 위치 추적으로 찾아내 구했다.

아울러 수면제를 삼켜 의식이 없는 9개월 된 어린아이를 안고 서성이는 민원인을 발견해 병원으로 두 차례에 걸쳐 응급 후송한 끝에 목숨을 살려낸 오원균 성남수정경찰서 경비교통과 경위, 급성백혈병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한 김한나 인천 삼산경찰서 수사과 경장 등은 ‘따뜻한 경찰’로 선정됐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