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일상' 코믹영상 선보인 반 총장
반기문 UN 사무총장(사진)이 “기후변화협약의 성공적인 체결로 UN이 더 이상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듣지 않게 됐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8년간 사무총장을 연임하면서도 뚜렷한 업적이 없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반 총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맨해튼 남부 월스트리트의 한 식당에서 진행한 UN본부 출입기자단(UNCA)과의 송년 만찬에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거론하며 “UN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회원국이 참여하는 야심 찬 목표에 도달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날 약 15분간 이어진 만찬 연설에서 자신이 출연한 코믹 동영상으로 UN 사무총장의 바쁜 일상을 전하며 차기 UN 사무총장 조건에 대한 견해도 전달했다. 동영상에서 반 총장은 ‘미션 임파서블’로 불리는 UN 사무총장의 하루 일과를 그대로 담았다.

새벽 3시58분 알람소리에 깨어나자마자 밀려드는 각종 결재 서류와 식사시간을 거른 채 이어지는 회의에 시달리고, 비행시간을 맞추기 위해 공항으로 허겁지겁 이동하는 모습을 담았다. 또 새벽 1시 취침에 들지만 불과 1시간 반 뒤 회원국 정상의 다급한 전화 요청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고충도 소개했다.

반 총장이 “이렇게 고달픈 일을 왜 서로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던지자 관객은 큰 웃음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UN본부=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