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KTX에서 만난 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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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 가수 >
최근 울산 KBS홀에서 ‘쎄시봉’ 연말 공연을 마치고 울산발 서울행 밤 9시47분 KTX에 올랐다. 5호차 지정석에 매니저와 나란히 앉고 보니 바로 옆에서 웬 청년이 심하게 코를 골고 있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4호차로 가서 빈자리에 앉았다. 승무원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니 정식으로 옮겨 줬다.
기차가 대구역에 도착했을 때였다. 대구역에서 타는 사람 중 세 명의 남성이 나를 보고 꾸벅 정중히 인사했다. 그중 유난히 허리를 깊숙이 굽히며 인사하는 인물이 있었다. 그 유명한 개그 듀오 ‘컬투’의 일원인 김태균이었다. “어디서 오는 길이냐” “다른 한 친구 정찬우는 왜 함께 안 탔느냐” 등 몇 마디 안부 인사를 했다. 그 세 사람은 공교롭게도 바로 우리 뒷자리에 앉았다.
난 천장에 달린 TV 화면을 보며 잠이나 청할까 하며 멍하니 말없이 기차 안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내 바로 뒷자리의 김태균을 필두로 한 세 친구들은 앉자마자 속삭이는 목소리로 뭔가 열심히 얘기하기 시작했다. ‘저렇게 얘기하다 말겠지’ 했는데 이게 웬일, 도무지 끝나지 않는 것이었다.
무슨 대화를 저토록 끊임없이 하는지 궁금했다. 짐짓 신경을 쓰며 가만히 내용을 들어 봤더니 그날 대구에서 펼쳤던 컬투 공연에 대한 뒷얘기였다. 밤 10시가 훨씬 지났는데도 대화는 끝날 줄 몰랐다.
정말 여러 가지 얘기가 나왔다. “앞줄 왼쪽에 앉았던 여학생은 참 예쁘게 생겼는데 무슨 얘기를 하든지 빵 터지더라” “스태프 중에서 내가 제일 호감 가는 애가 있는데, 그 친구는 뭘 해도 잘할 것 같더라” “매번 새로운 아이템이 나와야 하는데 그게 걱정이다” 등…. 누가 믿겠는가. 컬투 팀이 공연이 끝나고 난 뒤 그토록 열심히 그날의 일을 되짚어 보며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얘기하리란 걸. 그렇게 서울역까지 왔다.
김태균과 정찬우 콤비의 컬투는 TV에서는 물론 라디오에서도 스타다. 그들이 진행하는 SBS의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 탈출 컬투쇼’는 내가 진행 중인 MBC의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와 전국 청취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컬투가 재밌다”는 호평을 받는 이유는 끊임없는 아이디어 회의의 결과다. 난 그것을 야간 열차 안에서 두 눈으로 확인했다.
조영남 < 가수 >
기차가 대구역에 도착했을 때였다. 대구역에서 타는 사람 중 세 명의 남성이 나를 보고 꾸벅 정중히 인사했다. 그중 유난히 허리를 깊숙이 굽히며 인사하는 인물이 있었다. 그 유명한 개그 듀오 ‘컬투’의 일원인 김태균이었다. “어디서 오는 길이냐” “다른 한 친구 정찬우는 왜 함께 안 탔느냐” 등 몇 마디 안부 인사를 했다. 그 세 사람은 공교롭게도 바로 우리 뒷자리에 앉았다.
난 천장에 달린 TV 화면을 보며 잠이나 청할까 하며 멍하니 말없이 기차 안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내 바로 뒷자리의 김태균을 필두로 한 세 친구들은 앉자마자 속삭이는 목소리로 뭔가 열심히 얘기하기 시작했다. ‘저렇게 얘기하다 말겠지’ 했는데 이게 웬일, 도무지 끝나지 않는 것이었다.
무슨 대화를 저토록 끊임없이 하는지 궁금했다. 짐짓 신경을 쓰며 가만히 내용을 들어 봤더니 그날 대구에서 펼쳤던 컬투 공연에 대한 뒷얘기였다. 밤 10시가 훨씬 지났는데도 대화는 끝날 줄 몰랐다.
정말 여러 가지 얘기가 나왔다. “앞줄 왼쪽에 앉았던 여학생은 참 예쁘게 생겼는데 무슨 얘기를 하든지 빵 터지더라” “스태프 중에서 내가 제일 호감 가는 애가 있는데, 그 친구는 뭘 해도 잘할 것 같더라” “매번 새로운 아이템이 나와야 하는데 그게 걱정이다” 등…. 누가 믿겠는가. 컬투 팀이 공연이 끝나고 난 뒤 그토록 열심히 그날의 일을 되짚어 보며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얘기하리란 걸. 그렇게 서울역까지 왔다.
김태균과 정찬우 콤비의 컬투는 TV에서는 물론 라디오에서도 스타다. 그들이 진행하는 SBS의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 탈출 컬투쇼’는 내가 진행 중인 MBC의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와 전국 청취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컬투가 재밌다”는 호평을 받는 이유는 끊임없는 아이디어 회의의 결과다. 난 그것을 야간 열차 안에서 두 눈으로 확인했다.
조영남 < 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