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의장, 예고편은 공포영화인 줄 알았더니…불확실성 지뢰 제거 기대…아시아 증시 안도랠리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피지수는 모처럼 큰 폭으로 올라 197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각각 2.61%, 0.2% 오르며 상승세에 동참했다. 그동안 시장을 짓눌러왔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진다는 기대에 ‘안도 랠리’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 매수, 코스피 2% 가까이 상승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6.43포인트(1.88%) 오른 1969.4에 마감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강세장이 펼쳐졌다. 지난 9월17일(37.89포인트) 이후 하루 상승 폭으로는 가장 컸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로 주 초반 1920선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1975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삼성전자(1.72%)를 비롯 현대모비스(1.83%) 아모레퍼시픽(3%) 기아자동차(3.57%) 등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상승을 의미하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저가 매수에 나선 기관투자가들의 힘이 컸다.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37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최근 7거래일 연속 순매수(1조6783억원)를 이어갔다. 반면 외국인은 1863억원어치를 내다팔며 지난 2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벌였다. 월별로 보면 외국인은 올 하반기 들어 10월(7202억원)을 빼고 매달 순매도 중이다. 이달 누적 순매도 규모만 2조7717억원에 달한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Fed가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향후 완만한 금리인상 기조를 명확히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면 위험자산의 수익률 회복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은 불확실성 해소라기보다는 신흥국의 경기 우려라는 또 다른 불확실성의 시작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가 반등에 낙관, 중·일도 상승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2.61% 상승한 19,049.91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시장 심리가 낙관적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과 유럽 증시가 상승 마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당초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유가 하락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유가 반등으로 공포감 확산이 어느 정도 차단됐다.

오타 지히로 SMBC닛코증권 투자정보국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유가가 급락하면서 시장에 비관론이 퍼지고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유가가 반등에 성공하고 엔화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일본 증시가 오름세를 보였다”고 해석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이날 엔·달러 환율은 1% 상승(엔화가치 하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0.2% 오른 3517.08로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도 오름세였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 정도로 경기가 괜찮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는 분석이다.

윤정현/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