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작점…저비용 혁신기업에 주목해야"
“지금은 새로운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시점입니다. 한국 기업들도 혁신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영영 도태될 수 있습니다.”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사진)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중국에선 기존 질서를 완전히 바꾸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기업’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스트스프링은 올해 ‘코리아리더스펀드’와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올해(연초~이달 14일) 전체 운용사 중 순유입액 3위(2563억원)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4.9%다.

박 대표는 시장 생태계를 완전히 바꾸는 파괴적 혁신 기업이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괴적 혁신은 소수 고객을 대상으로 시작해 전체 고객으로 확산된다”며 “정부는 새로운 생태계를 창조한 선두 기업을 키우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보다 미국과 중국이 혁신 측면에서 앞서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혁신기업 상위 50위 가운데 25개가 미국 기업이었다. 중국도 레노버 샤오미 텐센트 화웨이 등 4개 기업이 순위권에 올랐지만 한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곳에 그쳤다. 그는 “새로운 혁신은 긴 안목과 투자가 요구되지만 한국 사회는 이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저비용 혁신’을 표방한 기업이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자동차 ‘나노’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인도의 타타나 일본의 유니클로, 다이소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그는 “저비용 혁신 기업에 대한 수요가 아직은 적은 편이지만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의류기업 데이즈 등 저비용 혁신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