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이자 총무본부장(옛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7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대표의 ‘복심(腹心)’으로 통하고 내년 총선의 공천실무를 맡은 ‘실세’의 불출마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으로 자중지란에 빠진 새정치연합에 적잖은 충격을 던졌다.
최 의원을 포함해 현재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의원은 7명이다. 새누리당은 강창희(6선) 이한구(4선) 김태호(재선) 김회선(초선) 등 4명이고, 새정치연합은 유죄 판결을 받은 한명숙 박기춘을 제외하면 김성곤(4선) 신학용(3선) 최재성 등 3명이다.
당의 예비경선이나 총선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현역 중진의 출마 포기는 ‘기득권 내려놓기’란 측면에서 당내에선 호평을 받는다. 이들이 ‘뱃지’를 스스로 내려놓은 속사정은 제각각이다. 한 중진의원은 “대부분 정치신인 등 후진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지역구 부실관리 등으로 낙선 가능성이 크거나 유력 경쟁자가 등장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불출마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역의 불출마가 유권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스스로 명분을 얻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최 의원은 이날 “돌아갈 배를 불태우고 밥할 솥을 제 손으로 깨뜨리는 ‘분주파부(焚舟破釜)’의 정신으로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면서 이미 불출마 선언을 했던 것을 떠올리면 현재 분당 위기에 놓인 당 상황과 맞물려 자신의 몸값도 높이고 정치적 명분을 쌓은 최적의 불출마 타이밍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 이날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등 3명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에 맞불을 놓은 동시에 향후 당내 ‘중진 용퇴론’을 압박함으로써 문 대표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효과까지 거뒀다. 불출마 선언을 탈당 기자회견 1시간 뒤로 잡은 것도 전략통인 최 의원의 계산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는 새누리당이 불출마 명분이나 숫자에서 새정치연합을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최고위원인 김태호 의원은 지난 8월 “스스로 너무 부족하다는 걸 느껴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최고위원의 돌발적인 불출마를 놓고 일각에선 “대권 주자로 존재감을 키우려 한다”며 의혹의 시선을 던지기도 했다.
2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종결을 앞둔 마지막 주말 정치권은 장외 여론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사법 개혁”을 거론하며 헌법재판소를 압박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었다.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헌재는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고 있다”며 “법치에 입각한 공정한 절차를 어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인용이든 기각이든 법률에 따른 공정한 절차에 입각해 판결이 내려져야 국민이 마음으로 승복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도 같은 날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겨냥해 자신의 SNS에 “윤 대통령의 영장이 기각된 적이 있는지, 검찰에 이첩할 때 수사 기록을 모두 넘긴 게 맞는지, 서울서부지법에 영장을 청구하자는 제안은 누가 했는지 등에 답하라”고 썼다.민주당은 지난 22일 서울 재동 헌재 근처에서 장외 도심 집회를 개최하고 헌재의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민주당이 주도해 장외 집회를 연 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집회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은 당연히 파면돼야 한다”며 “윤석열이 복귀하면 대한민국은 그날로 파멸”이라고 했다. 이어 “테러와 폭동이 난무하는 무법천지 생지옥에서 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에 3만5000여 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한편 헌재는 25일 오후 2시부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을 열어 양측의 종합 변론과 당사자 최종 진술을 듣는다. 재판부는 탄핵심판 당사자인 윤 대통령 발언 시간에는 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상속세 개편과 관련해 “아직도 초부자 감세에 미련이 있냐”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서민 중산층 감세(민주당) vs 초부자 감세(국민의힘)’ 구도를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상속세 개편을 국민 분열의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며 반발했다.이 대표는 주말인 22~23일 잇따라 상속세 개편과 관련한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모두 상속세 일괄(5억원→8억~10억원) 및 배우자 공제(5억원→10억원) 한도 상향을 추진하고 있는데, 국민의힘이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50%→40%)를 고집하면서 중산층이 혜택을 못 받고 있다는 게 이 대표 주장이다.이 대표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해 최고세율 인하도 필요하다’며 ‘최고세율 인하 없이 공제 확대는 없다’는 태세를 보인다”며 “초부자용 최고세율 인하와 중산층용 공제 확대는 무관한데 왜 연환계를 쓰냐”고 했다.그는 “시가 60억원 이상 초부자의 상속세를 왜 10%포인트나 깎아주자는 거냐, 60억원 이상과 수백억~수천억원을 상속받는 분들이 서민 맞냐”고 권 원내대표에게 공개 질의했다.여당 소속인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국민의힘은 경제 전반의 세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상속세 최고세율 50%는 강소기업의 승계를 어렵게 만들어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한재영 기자
“2030세대는 더불어민주당을 보면서 왜 저렇게 강경 일변도 대응을 고집하나 의아해하고 있습니다.”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린 진단이다. 김 전 총리는 최근 2030세대의 민주당 지지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에 대해 “민주당이 과거 군사정권을 상대로 민주화 투쟁을 할 때의 행동 양식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데 동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거대 야당이 정부나 여당을 상대로 대화에 나서면 충분히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텐데, 강하게 반대만 하는 모습이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지난 17~19일 이뤄진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2030세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보다 낮았다. 20대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1%, 민주당 19%였다. 30대 지지율은 국민의힘 35%, 민주당 27%를 기록했다. 김 전 총리는 “2030세대가 보기에 민주당이 자신들을 위해 무엇을 고민하는지, 나아가 민주당이 ‘개인’이라는 가치를 존중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 것”이라고 비판했다.김 전 총리는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났다가 최근 좁혀진 이유에 대해 “민주당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주도하고 민생경제를 챙기는 행보를 하리라 기대했는데, 그 기대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마냥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정치가 가지고 있는 ‘51 대 49’의 팽팽한 긴장 구도로 되돌아갔다”며 “지금처럼 당이 일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 휘둘리면 민주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