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영정과 위패, 훈장을 든 유족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영결식을 마치고 참석자들과 함께 밖으로 나오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영정과 위패, 훈장을 든 유족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영결식을 마치고 참석자들과 함께 밖으로 나오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제14·16대 국회의장을 지낸 이만섭 전 국회의장 영결식이 18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여야 의원과 김수한·박관용·김원기·임채정·김형오·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이 참석했다. 추위로 인해 실내에서 거행됐으며, 400여석이 마련됐지만 추모객이 몰리면서 일부는 서서 영결식을 지켜봐야 했다. 국회 측은 대회의실 밖에 영결식 중계화면과 좌석 100석을 추가로 설치하도록 했다.

부인 한윤복 여사 등 직계유족, 전·현직 국회의장, 여야 당대표가 조문객 대표로 헌화와 분향을 했다. 이후 무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이 전 의장의 생전 영상이 나오자 조문객들은 침묵 속에 이 전 의장의 육성을 경청했다.

장의위원장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영결사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 변칙 없는 정치로 끝까지 ‘의회주의’를 지켜낸 의장님의 삶 자체가 의장님이 남긴 유지”라며 “높은 뜻을 받들어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고 그토록 염원하던 상생과 화합, 그리고 통일의 길로 가겠다”고 말했다. 신경식 대한민국헌정회장은 조사에서 “정권이 교체되는 격변기 속에서 두 차례나 국회의장으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며 “‘날치기’를 온몸으로 막아서고 ‘의장 당적 이탈’을 실행한 것은 의회 정치사에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허스키하면서도 카랑카랑해, 에두름 없이 곧이곧대로 쏟아지는 말씀은 듣는 이들의 가슴 속에서 더욱 크게 울렸다”며 “한국 의회민주주의를 위한 의장님의 헌신은 천고불후(千古不朽:영원히 썩지 않거나 없어지지 않음)의 공적”이라고 애도했다. 이 전 의장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정치권은 이 전 의장의 명복을 기원했다. 신의진 새누리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치는 꾀가 아닌 가슴으로 해야 한다’는 이 전 의장의 말씀이 사라진 지 오래”라며 “새누리당은 이 전 의장의 뜻을 이어받아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3권분립이 위협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 전 의장의 의회주의 정신이 더 그리워진다”며 “그 정신을 살려 의회민주주의 회복에 정치권이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