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위험자산과 장기국채의 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등 금융완화 정책을 보강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18일까지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간 80조엔(약 771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동시에 이를 보완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채권매입 규모는 현행 연간 80조엔을 유지하는 대신 상장지수펀드(ETF) 매입한도를 연간 3조엔에서 3조3000억엔으로 늘리기로 했다. 일본은행의 올 ETF 매입액은 지난 14일 3조325억엔으로, 한도를 다 채웠다. 연간 매입한도를 3000억엔 늘리는 시점은 일본은행이 금융회사들로부터 넘겨받아 보유 중인 개별 주식을 팔기로 한 내년 4월부터다. 일본은행은 이번 ETF 매입한도 상향 조정이 내년 주식 매각에 따른 시장의 영향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주식의 매각기한도 기존 2021년 9월에서 2026년 3월로 4년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이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사들이던 국채의 잔존기간도 현행 7~10년에서 7~12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장기국채 매입을 통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설비투자와 주택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가계와 기업의 디플레이션 심리가 바뀌고, 설비 및 인재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양적 완화 강화를 발표한 뒤 닛케이225지수가 1% 이상 오르기도 했지만 시장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에 따라 1.9% 하락한 18,986.80에 마감했다. 엔화 가치도 잠시 출렁이다 달러당 122엔대 초반으로 상승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