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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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시대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이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 결과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당분간 공급초과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저유가를 공포가 아닌 기회로 활용할 저유가 수혜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년 전 배럴당 60달러대던 두바이유가 이달 들어 30달러대로 추락했다. 지난 16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34.24달러였다. 2005년 1월6일 배럴당 34.55달러를 찍은 뒤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18일 배럴당 40달러 선이 무너진 뒤로 유가 하락세는 이어졌다. 글로벌 유가의 척도 역할을 하는 서부텍사스원유(WTI)도 장중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최저점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브렌트유 사정도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저유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내년도 유가를 연초보다 배럴당 20달러가량 낮춘 50달러 선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WTI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57달러에서 45달러로 낮췄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원유 수출 재개와 이란산 원유 증산으로 인한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내년 국제 유가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유가에 따른 수익폭이 커진 석유화학업종은 올해의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저유가로 비용을 줄이더라도 환율이나 업황 등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두루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수출 비중이 크지 않은 내수주와 시장 지배력이 강한 종목에 집중하라는 조언이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김병전 파트너는 “국제 유가는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추세적인 하락 국면에 있다”며 “항공주 등 단골 수혜주뿐 아니라 유가와 관련성이 적은 중장기 성장주를 눈여겨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