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표적' 된 중국 최대 건설사…대륙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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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700억위안 완커 겨냥
바오넝, 지분 22% 최대주주로
완커 "포이즌필로 경영권 방어"
이례적 사건에 중국 재계 '화들짝'
감독당국은 "개입하지 않을 것"
바오넝, 지분 22% 최대주주로
완커 "포이즌필로 경영권 방어"
이례적 사건에 중국 재계 '화들짝'
감독당국은 "개입하지 않을 것"
중국의 중견 건설회사 바오넝(寶能)그룹이 중국 1위 건설사 완커(萬科)그룹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완커 경영진은 ‘포이즌 필’제도를 활용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겠다고 응수했다.
미국 월가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건이 중국 본토에서 발생하자 중국 금융시장 및 재계 관계자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적대적 M&A는 주주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 유럽 등에서는 보편화해 있지만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중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사건으로 평가된다.
◆완커, “신주 발행 위해 거래 중지”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완커는 지난 18일 밤 “신주 발행을 위해 당분간 주식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선전 및 상하이 증권가에선 그동안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완커에 대한 바오넝의 적대적 M&A 시도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완커의 이번 신주 발행이 포이즌 필제도를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왕스(王石) 완커 회장은 회사 임원회의에서 “바오넝은 신뢰할 수 없어 주요주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바오넝이 이번 지분 매입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을 일으킨 만큼 이들이 경영권을 장악하면 부채 상환을 위해 회사 자산매각 등을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바오넝은 19일 오전 홈페이지에 “바오넝은 그동안 법과 규정을 준수해왔으며, 산업 발전에 적잖은 공헌을 했다”고 해명했다.
올 하반기 들어 중국 증권업계와 재계에서는 바오넝이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완커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7월 초부터 완커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바오넝컨소시엄의 완커 지분율이 22.45%로 기존 최대주주인 화룬그룹(15.23%)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완커 창업자 왕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의 지분율은 4.14%에 불과하다. 화룬과 합쳐도 총 19.37%로 바오넝컨소시엄에 못 미친다. 완커 경영진은 기존 주주 중 한 곳을 내세워 신주를 인수하게 함으로써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중신그룹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中 감독당국 “불법 없는 한 개입 안 한다”
중국에선 그동안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M&A가 간간이 진행돼왔고, 앞으로는 정부 주도로 국유기업 간 M&A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M&A는 대주주 간 합의 아래 진행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상하이증시가 개장한 지 26년이 지났지만 주주자본주의 전통이 약해 적대적 M&A는 거의 시도되지 않았다”며 “특히 업계 1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적대적 M&A 시도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여론은 일단 완커 측을 지지하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펑황차이징이 지난 주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75%가 ‘완커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바오넝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8.37%에 그쳤다.
두 회사 간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시장 관계자들의 1차 관심은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로 쏠렸다. 감독당국이 경영권 분쟁을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CSRC는 그러나 대변인 성명을 통해 “주식 매입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없는 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포이즌 필(poison pill)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발생 시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미국 월가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건이 중국 본토에서 발생하자 중국 금융시장 및 재계 관계자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적대적 M&A는 주주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 유럽 등에서는 보편화해 있지만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중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사건으로 평가된다.
◆완커, “신주 발행 위해 거래 중지”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완커는 지난 18일 밤 “신주 발행을 위해 당분간 주식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선전 및 상하이 증권가에선 그동안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완커에 대한 바오넝의 적대적 M&A 시도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완커의 이번 신주 발행이 포이즌 필제도를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왕스(王石) 완커 회장은 회사 임원회의에서 “바오넝은 신뢰할 수 없어 주요주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바오넝이 이번 지분 매입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을 일으킨 만큼 이들이 경영권을 장악하면 부채 상환을 위해 회사 자산매각 등을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바오넝은 19일 오전 홈페이지에 “바오넝은 그동안 법과 규정을 준수해왔으며, 산업 발전에 적잖은 공헌을 했다”고 해명했다.
올 하반기 들어 중국 증권업계와 재계에서는 바오넝이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완커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7월 초부터 완커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바오넝컨소시엄의 완커 지분율이 22.45%로 기존 최대주주인 화룬그룹(15.23%)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완커 창업자 왕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의 지분율은 4.14%에 불과하다. 화룬과 합쳐도 총 19.37%로 바오넝컨소시엄에 못 미친다. 완커 경영진은 기존 주주 중 한 곳을 내세워 신주를 인수하게 함으로써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중신그룹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中 감독당국 “불법 없는 한 개입 안 한다”
중국에선 그동안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M&A가 간간이 진행돼왔고, 앞으로는 정부 주도로 국유기업 간 M&A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M&A는 대주주 간 합의 아래 진행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상하이증시가 개장한 지 26년이 지났지만 주주자본주의 전통이 약해 적대적 M&A는 거의 시도되지 않았다”며 “특히 업계 1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적대적 M&A 시도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여론은 일단 완커 측을 지지하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펑황차이징이 지난 주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75%가 ‘완커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바오넝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8.37%에 그쳤다.
두 회사 간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시장 관계자들의 1차 관심은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로 쏠렸다. 감독당국이 경영권 분쟁을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CSRC는 그러나 대변인 성명을 통해 “주식 매입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없는 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포이즌 필(poison pill)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발생 시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