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 이후 정책과제 등을 얘기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 이후 정책과제 등을 얘기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박근혜 정부의 ‘3기 경제팀’ 수장으로 낙점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 출신 정치인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새누리당 내 대표적 경제통으로 통한다. 40대 초반에 일찌감치 한국조세연구원장을 지냈다.

50대 초반에 경제학자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의 외아들로 18대 총선(2008년) 때 서울 송파을에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2012년 4·11 총선 때도 천정배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새누리당 소속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지역구에서 현역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재공천을 받았다. 지난달 국토교통부 장관을 사임할 때만 해도 3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통령이 좋아하는 학자풍 정치인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은 18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같이 활동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위 시절 유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오른쪽 자리에 앉았다. 자리가 의원 이름 가나다순으로 배정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기재위에 같이 있었던 새누리당 한 의원은 “박 대통령은 상임위 도중 궁금한 점이 생기면 항상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유 후보자에게 질문을 하곤 했다”며 “그때부터 유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 역할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박 대통령이 18대 국회 때 복지와 재정에 관한 법안을 많이 냈다. 그러면서 주로 ‘이걸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했고, 아는 한도 내에서 답변하면서 대화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런 인연으로 유 후보자는 18대 대통령선거 이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깜짝 발탁’되기도 했다.
[12·21 개각] 유일호 "정책기조 변화 없다…구조개혁이 최우선 과제"
◆조세·재정에 밝은 여권 ‘정책통’

유 후보자는 경제 분야에서도 조세와 재정, 복지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유 후보자는 18대 국회에서 23건, 19대 국회 들어 14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국조세연구원장을 지낸 ‘조세 전문가’답게 국세기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 등 세제 관련 법률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당선인 비서실장과 국토부 장관 등을 거치면서 전문성 못지않게 부드러운 리더십도 인정받았다. 국토부 장관 시절에는 합리적인 조정자형 리더로 불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장관으로서 공무원을 면전에서 질타하는 일이 없었고, 보고를 끝까지 듣고서야 우회적으로 의견을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국토부 장관 시절 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추진하면서 야당과의 화합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야당이 (법안 통과에)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정협의를 해서 밀어붙일 수 있는 시대도 아니고, 국토부도 정책 미스를 하는 만큼 야당과 협의해서 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4대 구조개혁 법안 통과에 주력

유 후보자는 취임 후 박근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4대 부문(노동 공공 금융 교육) 구조개혁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개각 발표 후 기자와 만나 “현재 구조개혁 과제가 미완의 상태”라며 “취임 전이라 조심스럽지만 최우선 과제를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구조개혁 법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활성화 법안, 구조개혁 법안, 노동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진형/도병욱/이현일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