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중고 사이트서 정상가 두 배 이상으로 거래

"터닝메카드…진짜 징글징글하네요.

장난감 하나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합니다", "OOO(제조업체)에 이제 분노가 치미네요…"
최근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이처럼 변신 로봇 완구 '터닝메카드'를 구하느라 지쳐 격앙된 부모들의 게시글이 꼬리를 물고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터닝메카드를 기다리는 자녀를 위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뒤져야 할 뿐 아니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두세 배에 이르는 웃돈까지 줘야 겨우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 3만2천원 짜리 온라인서 7만~8만원에 거래

터닝메카드는 올해 2월 이후 지상파와 어린이 채널 등에서 방영되고 있는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로봇으로 변신하는 다양한 종류의 미니카들이 등장한다.

제조업체 손오공은 이 미니카(터닝메카드) 장난감을 독점 생산하는데, 애니메이션의 인기와 함께 터닝메카드 완구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특히 다른 변신 로봇 완구들과 달리 자석을 이용한 '팝업(튀어나옴)' 방식으로 순식간에 차가 로봇으로 바뀌기 때문에 아이들 사이에서 더욱 인기가 있다.

문제는 이 장난감의 '품귀 현상'이 너무 심해 대부분 웃돈을 주고서야 겨우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웃돈 거래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서 절정에 달했다.

터닝메카드 미니카 완구의 정상가격(대형 할인마트 판매가)은 1만6천800원, 최근 크기를 키워 나온 새 '점보' 시리즈의 경우 3만2천원 수준이다.

하지만 시중 마트에선 현재 거의 터닝메카드를 찾기 힘들다.

마트가 어렵게 물량을 확보해 한 사람에 한 개씩 구매 수량까지 제한해 팔아도 몇 시간이면 동이 나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들은 온라인 쇼핑시장을 뒤지기 시작하지만, 온라인에도 물량이 흔하지 않은데다 판매처를 찾았다해도 턱없이 높은 가격에 좌절할 수밖에 없다.

일반 터닝메카드 인기 품목의 경우 4만원대, 점보 시리즈의 경우 7만~8만원대를 부른다.

마트 정상가격의 2배를 훌쩍 넘는 가격이다.

조금이라도 싼 물건을 찾아 중고거래 사이트에 가 봐도, '웃돈'을 요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일반 터닝메카드를 2만~3원대, 점보 시리즈를 4만~5만원대에 내놓고 '착불(받는 사람이 택배비 지불)'까지 조건으로 내건 개인들의 터닝메카드 판매 글만 넘쳐나는 상황이다.

◇ 손오공 "생산량 풀 가동…웃돈 거래는 개인사업자 탓"

해당 완구의 제조업체 '손오공'은 이런 품귀 현상과 웃돈 거래를 중간 유통상들과 개인사업자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손오공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 마트의 요청(주문)을 받으면 수시로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이었지만, 지난 어린이날 이후로는 매주 정기적으로 마트에 공급하고 있다"며 "베트남과 중국 OEM(주문자상표 부착 생산) 공장으로부터 물건을 들여오는 횟수도 한 달 두 차례에서 주 2~3회로 늘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수요에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해 생산과 공급을 늘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어린이날과 비교해 현재 터닝메카드 종류는 두 배 정도로 늘었는데, 제품 생산량은 네 배로 불었다"며 "새로 증설한 라인을 포함해 생산 시설을 최대한 가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산 증가에도 불구, 여전히 소비자들이 제값을 두고 터닝메카드를 구경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제품 인기가 높아지자 도매 총판으로부터 물건을 대량으로 구입한 개인 사업자들이 온라인에서 웃돈을 받고 파는 것 같다"며 "고객들이 웃돈 거래로 피해를 보는데 대해 책임을 느끼고 계속 정가 구입이 가능한 마트 공급 물량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오공에 따르면 현재 생산량의 70%는 마트에, 30% 정도는 도매상으로 넘어간다.

이 도매상으로부터 물건을 확보한 개인들이 온라인 쇼핑사이트, 중고 거래 카페 등에 정가보다 비싼 값에 물건을 내놓아 물의를 빚고 있다는 게 손오공 측의 해명이다.

아울러 손오공은 터닝메카드의 수요층이 일반 로봇 완구들보다 넓다는 점도 공급 부족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손오공 관계자는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 "일반 변신 완구는 남자 어린이들이 주로 찾는 데 비해 터닝메카드의 경우 유아뿐 아니라 초등학생 이상 남학생, 여학생, 심지어 성인들 사이에서도 수요가 있기 때문에 물량이 더 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오예진 기자 shk999@yna.co.kr, oh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