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자금줄이 막힌 동부대우전자가 임직원 임금을 반납받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는 임원 50%, 부장 30%, 과장·차장 20%, 사원·대리 5% 등의 수준으로 임금을 반납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방침을 임직원에게 알리고 동의서를 받을 계획이다.

동부대우가 임직원의 임금을 깎기로 한 것은 자금이 부족해서다. 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려주지 않아 생산라인 효율화 등 투자와 경영을 지속하기 위해선 임금 반납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부대우는 모그룹인 동부그룹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어서 자체적으로 신용등급을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동부대우에 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동부대우가 대출을 받으려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동부하이텍 매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동부그룹은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등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재무구조 개편이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다. 동부하이텍은 사겠다는 기업이 없어 매각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언제 팔릴지 모르는 동부하이텍 때문에 나머지 계열사가 대출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동부대우 측 토로다.

동부대우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 7%대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했지만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지당했다. 결국 현 시점에선 임직원 임금 삭감 외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동부대우 관계자는 전했다. 일부 직원은 임금 삭감 계획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