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고 높게, '빼빼로형' 신축 붐…달라지는 미국 맨해튼 스카이라인
초고층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미국 뉴욕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설계기법이 향상되고 외국자본이 유입되면서 2차대전 후 큰 변화가 없던 맨해튼 일대에 다시 초고층 건설 붐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2년 전만 해도 1000피트(약 304m)가 넘는 빌딩이 5개에 불과했지만 57번가 등을 중심으로 20여개 초고층 빌딩이 건설 중이거나 설계 단계다. 지난해엔 ‘원(One)57(306m)’ 빌딩이 완공됐으며 내년에는 56~57번가에 ‘432파크애비뉴(426m)’가 들어선다. 2018년에도 ‘520파크애비뉴(238m)’ ‘53W53(320m)’ ‘111 57번가(435m)’ 등이 맨해튼 일대에 건설될 예정이다. 대부분 초호화 주상복합 건물이다.

넓은 부지가 필요한 중후장대형 업무용 건물을 주로 지었던 과거와 달리 이들 건물은 가늘고 높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로 좁은 땅에 ‘빼빼로형’ 초고층 건물을 짓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NYT는 초강력 콘크리트와 내풍 설계 등으로 같은 폭의 건물 강도가 예전보다 15배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2019년 완공되는 ‘센트럴파크타워(472m)’는 현재 맨해튼에서 가장 높은 ‘1WTC(원 월드트레이드센터·541m)’의 첨탑 높이만 아니었다면 맨해튼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될 수 있었다고 NTY는 전했다.

센트럴파크타워의 펜트하우스 분양가는 1억달러(약 1175억원)에 이른다. 부동산 개발회사 엑스텔 디벨롭먼트의 창업자 개리 바넷은 “분양이 끝날 때까지 시간이 좀 필요하지만 이런 빌딩 수요가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