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금단 현상 극복 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박민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금단 현상 극복 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의 서울성모병원 별관 2층 건강검진센터. 금연캠프 명찰을 단 흡연자 19명이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안내데스크에 모였다. 이들은 18일부터 4박5일간 열린 금연캠프 참가자들이다. 건강검진은 둘째날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폐 컴퓨터단층촬영(CT), 혈액 검사, 폐활량 검사 등을 통해 폐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건강검진을 받은 한 70대 흡연자는 “지금까지 50년 넘게 담배를 피웠다”며 “담배를 사는 데지출한 돈이 1억원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금연캠프가 금연을 원하는 흡연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금연캠프를 관리하는 오태림 서울시금연지원센터 사회복지사는 “기수당 선착순으로 20~25명을 모집하는데 호응이 좋아 내년 3월까지 예약이 모두 찼다”고 설명했다.

금연캠프는 본인 의지로 담배를 끊기 힘든 중증·고도 흡연자를 치료하는 합숙형 금연 프로그램이다. 4박5일간의 전문치료형과 1박2일의 일반지원형이 있다. 4박5일 프로그램은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금연치료서비스 모형을 토대로 국립암센터가 국내 상황에 맞게 조정했다. 100만~1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금연 교육·상담과 치료, 건강검진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전국 18개 국가금연지원센터에서 위탁운영하며 서울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기수당 의사와 간호사 등 15~16명의 인력이 금연을 돕는다. 지난 8월 말 1기 캠프를 시작해 9기까지 서울에서 120명 정도가 참가했는데 85% 이상이 금연을 유지하고 있다.

40년 넘게 담배를 피우면서 열 번 정도 금연을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는 캠프 참가자 안모씨(60)는 “캠프를 통해 금연뿐 아니라 체조와 스트레칭하기, 명상하기 등 건강에 좋은 생활습관을 익히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악성종양, 만성폐질환 등 흡연 관련 질환이 있거나 2회 이상 금연을 실패한 경험이 있는 흡연자가 각 지역 금연지원센터나 금연상담전화(1544-9030)를 통해 신청하면 캠프에 참가할 수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