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현장실습 중에 빛난 '경찰 본능'
지난 10일 밤. 30대 남성이 도보 이용이 금지된 부산 광안대교 위로 올라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김민석 부산 대연지구대 순경(29·왼쪽)의 귀에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그 남성이 다리 밑 바다로 떨어진 것이었다. 중앙경찰학교 현장실습생이던 김 순경은 동료들과 함께 입고 있던 우의로 줄을 만들었다. 이 줄을 바다로 떨어진 남성에게 던져 그를 구조할 수 있었다.

중앙경찰학교는 김 순경을 비롯해 295기 신임 경찰관 3051명의 졸업식을 지난 24일 열었다. 올 5월 중앙경찰학교에 들어와 교육을 마치고 경찰관이 된 순간이다. 행사에 참석한 강신명 경찰청장은 “경찰의 길은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묵묵히 소임을 다해야만 하는 외롭고 힘든 길”이라며 “대한민국 경찰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으로 세계 최고 경찰의 표상으로 우뚝 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현장실습 기간에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김 순경은 “중앙경찰학교에서 배운 구조 방법이 현장에서 빛을 발했다”며 “불의를 지나치지 않는 훌륭한 경찰이 되도록 더 많이 배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준한 대전 월평지구대 순경(24·오른쪽)도 현장실습 기간에 실적을 올렸다. 사기 혐의로 수배된 여성을 지난 10월 2주간의 탐문 끝에 검거한 것이다.

박 순경은 “단순히 도보순찰을 하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틈틈이 관내 기소중지자를 수사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며 “수배자의 집에 2주간 꾸준히 방문해 가족에게 신뢰를 쌓은 뒤 수배자가 집에 들어오는 시간을 파악해 체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곳곳에 숨어있는 수많은 범죄자를 잡아내는 형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새로 순경이 된 경찰관 중에는 특이 경력자도 눈에 띄었다. 김배송 강원지방경찰청 순경(28)은 태권도 4단으로 2002년 서울시 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구청장배 육상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땄을 정도로 뛰어난 운동신경을 지녔다.

김 순경은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체력을 바탕으로 시민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며 “국내에 몇 명 없는 여성 ‘싸이카’(경찰 오토바이) 요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