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를 많이 편입한 자산운용사들이 일제히 약진했다. 라자드코리아, 메리츠, 현대인베스트먼트, 맥쿼리 등은 올 한 해(24일 기준) 12~23%의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신한BNPP, 하나UBS, 한국밸류 등 대형주를 많이 담은 운용사들의 성과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37%)을 밑돌았다.
춤추는 증시에 희비 엇갈린 운용사…라자드·맥쿼리 등 약진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은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23.44%의 수익률을 거뒀다. 37개 운용사 중 수익률 1위다. 이 운용사는 국내주식형 펀드 1개만 운용하고 있다.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해 말 115억원에서 1660억원으로 1년 사이 14배가량 불어났다. 주요 편입 종목(9월 말 기준)은 CJ E&M, CJ프레시웨이, 아모레G, 뷰웍스, 한국항공우주 등이다.

2위 메리츠자산운용은 5개 펀드를 굴려 연초 이후 18.71%의 수익률을 냈다. 간판 펀드인 ‘메리츠코리아’가 거둔 수익률은 21.07%에 이른다. 이 펀드는 중소형주 조정국면에서 수익률이 들쭉날쭉했다. 하지만 수익률 하락 구간에도 꾸준히 자금이 몰렸다. 올 들어 메리츠자산운용이 새로 유치한 자금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맥쿼리투신운용의 반전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로 자산운용사 순위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올해 12.72%의 수익률을 거둬 5위로 발돋움했다. 대표펀드인 ‘맥쿼리뉴그로쓰펀드’가 20.88%의 수익률을 내며 전체 성과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박홍식 맥쿼리투신운용 전무는 “성장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전략은 지난해 이후 바뀐 것이 없다”며 “헬스케어, 화장품 업종에 속해 있는 종목들의 몸값이 뛰면서 펀드 수익률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내재 가치에 비해 주가가 싼 대형주를 많이 편입한 한국밸류자산운용(-0.49%)과 KB자산운용(0.76%) 등은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전체 운용사 평균 수익률(3.46%)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배당주 펀드만 이름값을 했다.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설정액 2518억원)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8.01%로 집계됐다. 설정액이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간판 상품인 ‘한국밸류10년투자’는 0.88%의 수익률을 내는 데 그쳤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