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이름 그대로 아시아 지역에 부족한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다국적 은행이다. 아시아의 경제, 사회발전을 촉진하고 부를 창출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는 미국, 일본의 입김이 센 아시아개발은행(ADB)을 견제하기 위한 대항마적인 성격이 짙다. 설립 목적이 비슷한 ADB의 경우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 규모가 작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또 AIIB를 통해 21세기판 실크로드라고 불리는 ‘일대일로’ 개척에 필요한 아시아 각국의 인프라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AIIB는 2013년 10월 아시아를 순방하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식 제안한 이후 지난해 10월 중국, 인도, 파키스탄, 몽골,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등 21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창립회원국 가입 마감 기한인 지난 3월 말까지 총 57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현재 필리핀을 제외한 56개국이 협정문에 서명한 상태다. 필리핀도 연내에 서명을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국들은 현재 각국의 국회비준 절차를 밟고 있다. AIIB는 국회 비준을 마친 국가가 전체 지분율의 50%가 넘으면 정식 출범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이에 맞춰 중국은 지난 25일 AIIB의 공식 발족을 선언했다. 내년 1월 중순에는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할 계획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ADB 등에 따르면 아시아의 인프라 투자 수요는 매년 7300억달러(약 853조원, 2010~2020년 기준)가량이 들어가야 하지만 실제 투자되는 금액은 훨씬 못 미치는 연 2360억달러에 불과하다. AIIB가 출범하면 이 같은 투자수요를 상당 부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아시아지역 국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AIIB는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융자, 보증, 지분투자, 기술원조 등의 역할을 맡는다. AIIB의 수권자본금은 1000억달러이고 이 중 납입자본금 비율은 20%인 200억달러다. 지분율 1위는 30.34%를 차지한 중국이며 이어 인도(8.52%) 러시아(6.66%) 독일(4.57%) 등의 순이다. 지난 3월 AIIB 참여를 결정한 한국은 지분율 3.81%로 5위에 올라 있다. 기획재정부는 “다양한 인프라 건설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대규모 금융시장의 형성으로 한국 금융회사들의 사업 참여 기회가 확대되는 등 전후방 연관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AIIB의 지배구조는 총회, 이사회, 총재 및 5인의 부총재를 두도록 돼 있다. 초대 총재는 진리췬 전 중국 재정부 부부장이 임명됐다. 지분율 5위인 한국은 부총재 자리를 노리고 있다. 진 총재는 “초기 5년 동안은 매년 100억~1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