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식품이 이른바 '갑질 회장님'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은 28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창원 몽고식품공장에 장남 김현승 몽고식품 사장과 함께 나타나 고개를 숙였다.
김 명예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입을 열었다. 전날 김 명예회장이 폭행 피해자인 운전기사를 찾아가 사과한 것에 이어 이날 국민을 상대로 사과를 전한 것이다. '몽고식품 사건'이 알려진 지 6일 만이다.
김 명예회장은 "폭행을 당한 운전기사 등 최근 권고사직을 당한 몽고식품 직원 2명을 1월 1일자로 복직시키겠다"면서도 사과문만 낭독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이에 장남 김 사장은 "워낙 경황이 없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몽고식품 부자가 연이어 사과했지만 싸늘한 여론이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몽고식품은 사태 초반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김 명예회장의 사퇴 선언에도 비난 여론이 오히려 거세지자 마지못해 사과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몽고식품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장수기업으로, 일본인이 1905년 창업한 야마다(山田) 장유양조장에서 일하던 김 명예회장의 부친 김홍구 씨가 해방 후 인수해 올해 11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3대째 간장 등 장유 제조 한길을 걸어 경남권에선 몽고식품의 고객 충성도가 제법 높은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 명예회장의 비뚤어진 언행 폭로가 인터넷상 불매운동으로 비화하면서 향토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110년 역사에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폭행·욕설을 폭로한 전 운전기사의 증언 이후 김 명예회장이 직원들을 무시하는 언행을 시도 때도 없이 했다는 몽고식품 직원들의 내부 증언과 제보가 잇따르기도 했다.
몽고식품 내부에선 김 명예회장이 온다는 소식이 들리면 외근 등의 이유로 의식적으로 자리를 피하는 직원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몽고식품 직원은 "명예회장의 안하무인식 언행에 직원들의 속앓이가 심했다"며 "언젠가 터질게 터졌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