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투자처 없고, 배당 확대에 대비"…10대 그룹 상장사 현금성 자산 늘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작년 70조→85조로 증가
삼성 31조원·SK 9조원
현대차는 한전부지 인수로 감소
삼성 31조원·SK 9조원
현대차는 한전부지 인수로 감소
올 들어 10대 그룹 상장사가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작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든든한 실탄 확보가 배당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이 내년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를 기준으로 10대 그룹 상장사 69곳(이하 제조업체 기준) 가운데 46곳(67%)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가 작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금융상품 보유액이나 장·단기로 매도 가능한 금융자산 등을 제외하고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만 집계했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현금성 자산 총계는 작년 3분기 말 70조833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85조8572억원으로 34% 늘어났다. 현금성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삼성이다. 그룹 내 12개 상장사의 현금성 자산은 31조7418억원으로, 작년 동기(22조5148억원)보다 41% 불어났다. 이 중 삼성전자가 확보한 현금이 23조6084억원으로 그룹 전체 현금성 자산의 74%를 차지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의 현금 자산은 작년 8조3276억원에서 올해 9조7172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지주회사 (주)SK의 현금성 자산이 8조6526억원으로 그룹 전체 보유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주력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3조4327억원) SK네트웍스(1조4092억원) SK텔레콤(1조2637억원) 등의 현금 자산도 1조원을 웃돌았다. 롯데그룹(3조9151억원)과 포스코(5조8720억원)도 제조 상장사 전체의 연금성 자산이 지난해 대비 각각 31%, 42% 늘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부지 매입 등에 대한 지출로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현금성 자산 규모가 줄었다. 현대차그룹의 현금은 17조6939억원에서 15조9957억원으로 1년 새 10% 감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요 상장사가 최근 주주친화책 강화 흐름에 발맞춰 배당을 늘리는 추세기 때문에 내년에도 배당 확대를 염두에 두고 현금성 자산을 꾸준히 늘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와 환율 등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고,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도 여전한 만큼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현금확보 전략을 택한 기업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고 현금성 자산이 늘어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를 기준으로 10대 그룹 상장사 69곳(이하 제조업체 기준) 가운데 46곳(67%)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가 작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금융상품 보유액이나 장·단기로 매도 가능한 금융자산 등을 제외하고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만 집계했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현금성 자산 총계는 작년 3분기 말 70조833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85조8572억원으로 34% 늘어났다. 현금성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삼성이다. 그룹 내 12개 상장사의 현금성 자산은 31조7418억원으로, 작년 동기(22조5148억원)보다 41% 불어났다. 이 중 삼성전자가 확보한 현금이 23조6084억원으로 그룹 전체 현금성 자산의 74%를 차지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의 현금 자산은 작년 8조3276억원에서 올해 9조7172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지주회사 (주)SK의 현금성 자산이 8조6526억원으로 그룹 전체 보유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주력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3조4327억원) SK네트웍스(1조4092억원) SK텔레콤(1조2637억원) 등의 현금 자산도 1조원을 웃돌았다. 롯데그룹(3조9151억원)과 포스코(5조8720억원)도 제조 상장사 전체의 연금성 자산이 지난해 대비 각각 31%, 42% 늘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부지 매입 등에 대한 지출로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현금성 자산 규모가 줄었다. 현대차그룹의 현금은 17조6939억원에서 15조9957억원으로 1년 새 10% 감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요 상장사가 최근 주주친화책 강화 흐름에 발맞춰 배당을 늘리는 추세기 때문에 내년에도 배당 확대를 염두에 두고 현금성 자산을 꾸준히 늘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와 환율 등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고,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도 여전한 만큼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현금확보 전략을 택한 기업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고 현금성 자산이 늘어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