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GLC, 매끄러운 변속감과 부드러운 가속…산악도로 주행도 거뜬
최근 타 본 벤츠 GLC(기존 GLK클래스의 풀체인지 모델)는 2016년 수입차 시장에서 주목받는 신인이다. 이전 GLK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모델로 다시 태어났다. 얼굴을 바꾸고 실내도 완전히 뜯어고쳤다. 차급은 GLA와 GLE 중간급으로 나온다. C세그먼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속하며 C클래스의 SUV 버전으로 분류된다. 직접 시승한 차량은 디젤 모델 ‘GLC 220d’. 차체 크기는 국산 SUV 대표주자인 현대자동차 투싼,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등과 비슷했다.

GLC는 동생 GLA와 마찬가지로 SUV와 세단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차량에 가깝다. 도심에서 몰고 다니기에 적합하다. 배기량 2143㏄ 4기통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m의 성능을 갖췄다. 산악도로 주행에도 힘이 부족하지 않다. 실내에선 주행소음이 잘 억제돼 조용하다. 구불구불 와인딩 구간에서 핸들링 반응은 너무 무겁지 않고 부드럽게 잘 반응한다.

운전대 뒤에 붙어 있는 패들시프트로 기어 조작을 할 수 있어 운전에 재미를 더했다. 기어 변속은 9단까지 가능하다. 기어비가 넓어 낮은 엔진회전 구간에서 매끄러운 변속감과 부드러운 가속이 일품이다. 주행모드는 다섯 가지로 바꿀 수 있다. 스포츠모드에서 스포츠 플러스로 주행 변화를 줘봤다. 엔진 회전이 치솟고 차체는 좀 더 경쾌하게 반응한다.

판매가격은 기본형 6470만원, 고급형 6800만원이다. 차값은 이전 GLK보다 높아졌지만 상품성은 흠잡을 데 없다. 젊은 디자인 감각, 인테리어의 세련된 변화 등으로 다수 젊은 층을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벤츠의 국내 판매량 중 C클래스, E클래스, S클래스 등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80%에 달한다. 그 외 소형 A클래스와 B클래스, 고성능 AMG 등 쿠페 라인업을 제외하면 SUV 판매는 10대 중 1대에도 못미친다. BMW, 아우디 등 독일 경쟁사와 비교하면 소비자의 SUV 선호도가 낮다. 벤츠는 내년엔 SUV 판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레저 수요가 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 SUV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

내년 1월부터 GLC와 GLE를 출시하고 판매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최고급형 SUV인 GLS와 GLE 쿠페도 내놓는다. 이에 따라 벤츠의 SUV는 ‘G-GLS-GLE-GLE 쿠페-GLC-GLA’ 여섯 종류의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SUV 가짓수를 확대하는 만큼 판매량도 두 배 늘린다는 목표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현재 7%에 불과한 SUV 판매대수를 내년 말까지 14%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