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배당락일을 지나 4분기 '프리어닝 시즌(pre-earning season)'을 앞두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실적으로 옮겨갈 전망이어서 관련 동력(모멘텀)을 가진 업종 및 종목에 주목하라는 주문이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12월 이후 올 4분기 및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의 하향조정세가 지속되고 있어 지수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모멘텀이 분명한 종목 위주의 단기매매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4분기와 2016년 이후 실적개선 등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업종으로는 미디어 유통 증권 의료 음식료 생활용품 유틸리티 등 7개를 꼽았다. 이들은 프리어닝 시즌에 실적에 대한 신뢰도뿐 아니라, 내년 기대치도 높아질 것이란 판단이다.
[초점]4분기 실적시즌 전야…"나는 괜찮다고 전해라"
하나금융투자는 실적 안정성과 4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을 겸비한 8개 종목을 뽑았다.

장희종 연구원은 "실적 변동성이 높은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실적 안정성이 높은 종목 중심의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며 "비금융 상장사를 기준으로 매년 4분기는 같은 해 다른 분기에 비해 영업이익 수준이 낮았다"고 했다.

4분기는 통상적으로 기업들의 '빅배스(big bath)'가 나타나 증권사들의 실적 예상치와 실제치의 차이가 생기고는 한다. 빅배스는 과거의 부실요소를 한 회계년도에 모두 반영해 손실이 갑자기 커지는 것을 말한다. 과오는 과거의 최고경영자(CEO)에게 돌리고, 앞으로의 실적개선 등은 자기 공으로 만들 수 있어 경영진 교체시 종종 나타난다.

장 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비금융 상장사들의 분기별 영업이익 평균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1분기에서 3분기까지는 100을 넘는 수준이지만 4분기는 85 정도로 확연히 낮았다. 반면 '실적변동성 하위'로 분류되는 실적 안정성이 양호한 기업들의 4분기 영업이익 수준은 105였다.

실적 변동성이 낮은 종목들은 장기적으로 나은 주가를 보여왔고, 올 하반기부터 개선흐름이 분명해지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는 판단이다.

장 연구원은 "과거 4개 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우상향 흐름을 보이는 종목들은 우하향 종목들에 비해 꾸준히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며 "4분기의 높은 실적 변동성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실적 안정성이 높은 종목들 중심의 접근이 유효한 상황"이라고 했다.

영업이익 기준 실적 변동성이 낮고, 최근 분기별 실적흐름이 개선되고 있는 종목으로는 기아차 오리온 KCC 녹십자 제일기획 LG생활건강 현대백화점 현대글로비스 등을 제시했다.
[초점]4분기 실적시즌 전야…"나는 괜찮다고 전해라"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