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수호병으로 입대한 육군 이병이 중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남측지역에서 매복작전 도중 자신이 쏜 총기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0월말 서부전선 GOP에서 경계근무 중 수류탄을 터뜨린 병사도 최전방 수호병이었다.

육군이 최전방부대 장병의 자긍심을 높이기위해 도입한 최전방수호병 제도가 잇단 사고로 빛이 바랬다. 병사들의 지원에 따라 대상자가 선발되는 최전방수호병은 휴가 등에서 혜택을 받는 대신 GP(최전방 감시초소)및 GOP(일반전초), 해안 및 강안부대에서 줄곳 복무해야한다.

30일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56분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GOP(일반전초)철책 북쪽 800m 지점에서 정모 이병(21)이 숨진 것을 함께 근무중이던 상병 2명이 발견했다. 정 이병 주변에 있던 이들은 “탕” 하는 총성을 듣고 확인해보니 정 이병이 머리에 관통상을 당해 피를 많이 흘린채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25일 사단 수색대대 병사로 배치된 정 이병은 머리를 동쪽에 놓고 K-2 소총을 우측 겨드랑이에 둔 채 사망했다. 군 수사 관계자는 “실탄 1발이 정 이병의 입 안에서 발사돼 후두부를 관통했다”며 “대공용의점이나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으며 현장 정황상 정 이병이 실수로 오발했을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총기에는 장전된 1발이 남아있었고 탄창에는 23발이 들어있었다. 정 이병으로부터 7.4m 떨어전 곳에서 탄피 1발이 발견됐다. 자세한 사고원인은 규명해야하지만 현재로서는 정 이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육군은 추정하고 있다. 정 이병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던 병사는 2명이었고 계급은 상병이었다. 군은 매복작전에 참가한 중사와 하사, 병사 등을 대상으로 정 이병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