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브랜드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외국어대 국가브랜드연구센터가 공개한 ‘2015년도 한국지방브랜드경쟁력지수(KLBCI)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과 제주는 1000점 만점에 658점을 받아 광역시·도 중 공동 1위에 올랐다.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과 공공기관의 잇단 지방 이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의 브랜드 경쟁력을 넘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광역시·도 경쟁력 평가] 주거·투자환경 우수한 서울, 천혜관광지 제주 '공동 1위'
제주, 주거·투자·관광 고른 점수

전체 광역시·도를 대상으로 KLBCI 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회 조사 때는 7개 광역시를 대상으로 했다. KLBCI는 △주거환경 △투자환경 △관광환경 △전반적인 경쟁력 △브랜드 선호도 △브랜드 로열티 등 여섯개 분야로 구성됐다.

서울시는 관광환경을 제외한 주거와 투자환경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외대 국가브랜드연구센터는 “서울시가 대한민국 수도로 정치, 경제 중심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동안 서울의 브랜드 경쟁력 우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종합평가에서 서울과 공동 1위를 차지한 제주는 주거 2위, 투자 4위, 관광 1위 등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손꼽히는 제주도는 휴양지로서의 강점과 함께 최근 중국 자본이 잇달아 진출하면서 투자 후보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서울과 제주에 이어 3위는 경기도가 차지했다. 관광분야를 제외하고 주거와 투자분야에서 각각 5위와 2위에 올랐다. 대전은 부산을 제치고 4위를 차지했다. 부산시는 광역시만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조사 때 서울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대전시는 주거·투자·관광을 비롯해 전반적인 경쟁력, 브랜드 선호도, 브랜드 로열티 등 KLBCI 6개 평가 분야를 통틀어 고른 점수를 받았다. 브랜드 선호도와 로열티에선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브랜드 조사 전문업체 밸류바인의 구자룡 대표는 “응답자들이 국토의 중심 대전이라는 도시 브랜드에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대전 부산에 이어 경상남도, 광주시, 울산시, 경상북도, 강원도 등이 10위 안에 포함됐다.

영충호 시대…순위 낮은 충청권

충청남도와 충청북도는 각각 14위와 16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2013년 5월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를 추월한 뒤 영호남 중심의 지방 구조가 영(영남)-충(충청)-호(호남)로 변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대전을 제외하면 충남과 충북의 브랜드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기초시 75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충청권에서 가장 높은 순위는 충남 천안으로 23위에 불과했다. 구 대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취약한 주거환경분야를 집중적으로 개선해야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광역시 중 가장 낮은 570점을 받아 15위에 머물렀다. 노후한 옛 도심, 주변 산업단지, 복잡한 도로 등으로 ‘낙후·노후·정체’ 이미지가 강하게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브랜드연구센터는 “송도신도시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남동공단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주거 관광 투자 등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특별자치시는 543점을 얻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낮은 점수다. 그러나 세종시의 브랜드 선호도와 로열티는 중위권에 속했다. 구 대표는 “이런 결과는 세종시의 현재보다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다”며 “정부 부처 이전이 마무리되는 내년부터 세종시의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15일부터 11월6일까지 국내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2만16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해 각자의 거주 지역과 다른 지역을 상호 평가한 표본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