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사상으로 풀어낸 첫 영미 문예비평서
미국의 유명 학술서적 출판사 렉싱턴북스가 국내 영문학자의 문예비평서를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이재성 부산대 영어영문학과 교수(사진)다. 30일 부산대(총장직무대리 안홍배)에 따르면 이 교수는 렉싱턴북스를 통해 자신의 영문저서 《Postmodern Ethics, Emptiness, and Literature: Encounters between East and West(포스트모던 윤리비평, 공(空), 그리고 문학: 동양과 서양의 만남)》를 지난 18일 펴냈다. 서양 문예사상과 철학을 한국과 중국의 대승불교 및 선(禪), 도교 등 동양의 핵심 사상으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는 동양 사상을 서양 학문세계에 소개하는 수준의 글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번 학술서를 통해 서양 문학작품에 녹아 있는 사상을 동양 사상으로 수술하듯 분석하고 통합하는 형식으로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고자 했으며, 이 같은 시도는 이 책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의 저서는 한국연구재단의 저술출판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렉싱턴북스의 ‘비교철학과 종교’ 학술서 시리즈의 하나로 출간됐다. 영문학자이자 비교문학 연구자인 헨리 서스만 미국 예일대 독문과 교수가 10쪽에 걸쳐 서문을 쓴 것을 비롯해 미국 내 학자와 문학비평가 사이에서 “매우 혁신적인 연구 성과”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 책은 서문과 서론, 결론을 제외한 본론 부분이 7개 장(章)으로 구성돼 있다. 이 교수는 본문에서 “서양 사상과 문화가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오늘날, 모든 인류가 진정한 공존과 평화를 나누려면 더욱 근본적, 세계적, 우주적인 규모의 사상적 힘이 더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