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우리나라 첫 사진전 연 정해창의 작품 '여인과 부채'
한복을 입은 여인이 방 안에서 부채를 들고 있다. 햇볕을 받아 빛나는 사람의 얼굴과 방으로 드리워진 어두운 나무 그림자가 대조를 이뤄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사진은 1929년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사진전을 연 정해창 씨의 작품이다. 1920년대 일본 유학 도중 사진을 배운 그는 귀국 후 본격적인 사진작업을 시작했다. 이미 카메라가 들어와 있었지만 주제를 정해놓고 작품활동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당시 사진은 보도 또는 인물촬영 등 기록의 역할만 하고 있었다. 정씨는 한국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으로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첫 전시회를 열었다. 그때의 사회 상황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진보였다. (윤슬미술관 내년 2월28일까지)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