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리카르도 무티(75)가 이끄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 조성진(22),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세계적 디바 안나 네트렙코…. 2016년 국내 클래식 공연의 ‘식탁’은 더없이 풍성하다. 전통 명문 오케스트라부터 탄탄한 실력을 갖춘 신흥 오케스트라, 스타 연주자의 독주 무대와 이색 공연에 이르기까지 맛깔스러운 ‘요리’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미리 입맛에 맞는 공연을 골라 ‘나만의 클래식 달력’을 꾸며보는 것은 어떨까.

◆조성진이 온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피아니스트 조성진
해가 바뀌자마자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공연은 단연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무대다. 조성진은 지난해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 우승 이후 오는 2월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국내 관객과 만난다. 공연은 오후 2시, 8시 두 차례 열린다. 공연을 기획한 크레디아 관계자는 “본래 오후 8시 한 차례만 열 예정이었으나 판매 개시 1시간 만에 관람권이 매진돼 클래식 연주회로는 이례적으로 평일 2회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영국 음악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세계 ‘톱5’ 오케스트라에 이름을 올린 CSO는 전설적인 음악감독 리카르도 무티와 함께 오는 28~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한다. 창단 125주년 기념 공연이다. 세계 최고 마에스트로로 손꼽히는 무티의 지휘를 직접 볼 수 있다. CSO는 2013년 내한했으나 무티는 당시 건강이 악화돼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오는 3월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하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오는 3월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하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러시아 출신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45)도 온다. 3월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하기 위해서다. 1994년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수잔나 역으로 데뷔한 네트렙코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밀라노 라 스칼라 등 세계적인 오페라극장에서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에 선정된 네트렙코는 탄탄한 저음부터 황홀한 고음까지 넓은 음역을 넘나드는 가창력과 빼어난 연기로 21세기 최고의 디바로 꼽히고 있다.

◆신흥 오케스트라 몰려온다

해외 신흥 오케스트라의 첫 내한 공연도 잇따라 펼쳐진다.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6월24일)는 스위스 3대 오케스트라이자 KKL홀 상주 악단으로, 상임지휘자 제임스 개피건이 직접 내한 무대 지휘봉을 잡는다. 신예 안토니오 멘데스가 지휘하는 스페인 내셔널 오케스트라(7월17일)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협연 무대를 펼친다. 거장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가 이끄는 밤베르크 교향악단(10월26일)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11월10일)의 무대도 클래식 팬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바이올린 여제’ 안네 소피 무터(10월14일)를 비롯한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의 리사이틀 무대도 이어진다. 예브게니 키신, 바딤 레핀과 함께 ‘러시아 신동 삼총사’로 불렸던 막심 벤게로프(5월31일), 힐러리 한·재닌 얀센과 함께 21세기 여성 바이올린 트로이카로 꼽히는 율리아 피셔(10월21일) 등이 한국을 찾는다. 공연기획사 빈체로의 송재영 부장은 “국내 클래식 팬의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한국을 처음 찾는 연주단체와 음악가가 늘고 있다”며 “그 어느 해보다 다채로운 무대가 클래식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