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경제, 한경닷컴 DB
사진=한국경제, 한경닷컴 DB
[ 오정민 기자 ]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2016년 새해를 맞아 임직원에게 소비 침체 등 산적한 어려움을 경쟁력 강화와 혁신을 통해 헤쳐나가자고 주문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일 신년사에서 시대 변화에 발맞춘 혁신과 투명 및 준법경영을 강조하며 "새로운 변화에 선제 대응해 기회를 모색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는 신 회장 명의로 롯데그룹이 배포한 첫 번째 신년사다. 지난해까지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신년사를 배포했으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신 회장이 한·일 롯데의 수장 입지를 굳힌 데 따라 처음으로 신년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우리의 미래 성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기존 사고와 관습, 제도와 사업전략은 모두 버려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익숙함은 과감히 포기하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사업 간의 융·복합이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자유로운 사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이 준수해야 하는 핵심 가치로는 경영권 분쟁 이후 꾸준히 강조한 경영투명성 확보와 준법경영을 제시했다. 건전한 경영활동과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외형 성장에 발맞춰 수익성도 함께 개선하는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기존 사업은 지속적인 기술투자와 혁신으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신사업 및 해외사업은 조기 안정화에 힘써야 한다"며 "저성장 시대를 돌파하고 기업의 영속성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대해 신 회장은 "국내외 경제가 둔화되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등의 외부 요인으로 모두에게 어려운 시간이었다"며 "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심려를 더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고착화된 유통업계의 저성장 기조를 기업가 정신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기본으로 돌아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전략의 실천을 통해 위기상황을 정면 돌파해 나가자"고 밝혔다.

그는 "기업 성장을 추진할 동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하는 기업가 정신 함양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3대 경영 방침으로 핵심역량 강화를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한 지속 성장, 책임의식 강화 등을 꼽았다.

특히 신규 성장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며 "어느 정도의 리스크(위험)를 안고서라도 중장기 성장전략을 사업환경과 트렌드 변화에 따라 보완·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발명가, 혁신가의 관점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혁신의 원년이 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올해 신세계는 상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개점, 연이은 백화점 추가 출점 등이 예정돼 있다.

정 부회장은 "병신년은 건강, 부귀, 영화 등을 상징하는 해이자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일을 해낼 수 있는 해"라며 "귀한 해를 맞아 그동안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결실의 새 장을 열어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