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돈 좀 벌어봅시다] 이익 나면 서둘러 팔고 손절매는 머뭇대고…이것이 당신의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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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나만 투자 실패하나
수익률 높은 펀드가 최고?
최고점에 가입하면 소용 없어
수시로 사고팔아도 손실 늘어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도박사의 오류·군집행동 빠져
본전 생각에 과도한 '물타기'도
수익률 높은 펀드가 최고?
최고점에 가입하면 소용 없어
수시로 사고팔아도 손실 늘어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도박사의 오류·군집행동 빠져
본전 생각에 과도한 '물타기'도
피터 린치는 미국 월가의 전설로 통하는 펀드매니저다. 그가 운용했던 마젤란펀드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13년간 2700%의 수익을 냈다. 이 기간에 단 한 해도 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다. 이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을까. 피터 린치가 직접 마젤란펀드 가입자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는 세간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전체 가입자 중 절반이 손실을 본 채 펀드를 팔아치웠다.
◆‘꼭지’에 사고
지난 한 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시중 정기예금 금리의 두 배 수준인 3.37%였다. 돈을 번 사람이 잃은 사람보다 많아야 정상이지만 현실은 마젤란펀드와 다를 게 없다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평균 수익률은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펀드를 들고 있던 투자자들이 얼마를 벌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하지만 투자 기간이 짧거나 수시로 펀드를 사고판 투자자는 전체 수익률에 관계없이 원금 일부를 날릴 수도 있다.
설정액 1조7463억원 규모로 초대형 펀드 중 하나로 꼽히는 ‘KB밸류포커스’를 예로 들어보자. 이 펀드에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것은 지난해 7~8월께다. 이 무렵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3% 안팎에 달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에 이끌려 앞다퉈 자금을 넣었다. 유감스럽게도 이 시점이 천장이었다. 하반기 들어 주식시장이 조정받으면서 펀드 수익률이 꺾이기 시작했다. 고점 부근에서 자금을 넣은 투자자가 입은 평가 손실은 10%에 달한다. 기온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장은 “과거 수익률만 보고 펀드를 골랐다가 단기 하락에 실망해 펀드를 팔아치우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며 “펀드의 연간 수익률이 개인적 투자 성과와 연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직접 개별 종목을 사들이는 개인투자자 행태도 펀드 투자자와 다를 게 없다. 고점에서 주식을 샀다가 손실이 커질 대로 커진 시점에 주식을 파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사·물·놀·이(사면 물리고 놀면 이긴다)’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투자자가 이런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도박사의 오류’로 불리는 심리 때문이다. 동전 던지기 게임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똑같이 50%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내기에서 앞면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면 앞면에 돈을 걸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수익률 20%짜리 펀드와 5%짜리 펀드 중에서 어떤 상품에 손이 가겠는가. 다수가 움직이는 방향을 옳은 방향으로 여기는 ‘군집 행동’, 일단 선택하면 나의 선택을 정당화할 수 있는 뉴스와 정보만 받아들이는 ‘확증 편향’ 등도 꼭지에 사는 투자자들을 설명하는 심리적 오류로 꼽힌다.
◆제때 못 팔고
투자자의 상당수는 이익을 본 금융상품을 서둘러 팔지만 손해를 본 상품은 계속 들고 가려는 성향을 보인다. 손실을 본 주식이나 펀드에 추가로 돈을 넣는 ‘물타기’를 시도하는 투자자도 수두룩하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매몰비용의 오류’다. ‘본전’에 대한 미련으로 손실을 서둘러 확정짓지 않으려 한다는 얘기다.
미국 UC버클리 비즈니스스쿨의 터렌스 오딘 교수는 1만개에 달하는 미국의 주식거래 계좌를 6년간 추적했다. 투자자들은 매년 이익을 본 종목 중 15%를 팔았다. 손해를 본 종목은 10%만 매물로 내놓았다. 투자 비중 조절을 위한 매매를 빼고, 해당 종목을 계좌에서 완전히 내보내는 거래만 추렸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손실을 본 주식이 계좌에 머문 기간이 훨씬 더 길었다. 단기 매매가 성행하는 한국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게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손실 확정을 꺼리는 매매패턴은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오딘 교수에 따르면 처분 효과로 인한 투자자의 손실은 연평균 4.4%에 달했다. 이익을 보고 판 종목 중 대다수는 매도 시점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끝까지 들고 있던 종목들은 주가가 더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재테크 명언 앙드레 코스톨라니
“주식시장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 시장 움직임의 90%를 결정하는 것은 심리학이다.” 20세기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개인투자자. 경기흐름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한다는 ‘달걀이론’으로 유명하다.
안상미/김우섭기자 saramin@hankyung.com
지난 한 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시중 정기예금 금리의 두 배 수준인 3.37%였다. 돈을 번 사람이 잃은 사람보다 많아야 정상이지만 현실은 마젤란펀드와 다를 게 없다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평균 수익률은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펀드를 들고 있던 투자자들이 얼마를 벌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하지만 투자 기간이 짧거나 수시로 펀드를 사고판 투자자는 전체 수익률에 관계없이 원금 일부를 날릴 수도 있다.
설정액 1조7463억원 규모로 초대형 펀드 중 하나로 꼽히는 ‘KB밸류포커스’를 예로 들어보자. 이 펀드에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것은 지난해 7~8월께다. 이 무렵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3% 안팎에 달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에 이끌려 앞다퉈 자금을 넣었다. 유감스럽게도 이 시점이 천장이었다. 하반기 들어 주식시장이 조정받으면서 펀드 수익률이 꺾이기 시작했다. 고점 부근에서 자금을 넣은 투자자가 입은 평가 손실은 10%에 달한다. 기온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장은 “과거 수익률만 보고 펀드를 골랐다가 단기 하락에 실망해 펀드를 팔아치우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며 “펀드의 연간 수익률이 개인적 투자 성과와 연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직접 개별 종목을 사들이는 개인투자자 행태도 펀드 투자자와 다를 게 없다. 고점에서 주식을 샀다가 손실이 커질 대로 커진 시점에 주식을 파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사·물·놀·이(사면 물리고 놀면 이긴다)’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투자자가 이런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도박사의 오류’로 불리는 심리 때문이다. 동전 던지기 게임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똑같이 50%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내기에서 앞면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면 앞면에 돈을 걸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수익률 20%짜리 펀드와 5%짜리 펀드 중에서 어떤 상품에 손이 가겠는가. 다수가 움직이는 방향을 옳은 방향으로 여기는 ‘군집 행동’, 일단 선택하면 나의 선택을 정당화할 수 있는 뉴스와 정보만 받아들이는 ‘확증 편향’ 등도 꼭지에 사는 투자자들을 설명하는 심리적 오류로 꼽힌다.
◆제때 못 팔고
투자자의 상당수는 이익을 본 금융상품을 서둘러 팔지만 손해를 본 상품은 계속 들고 가려는 성향을 보인다. 손실을 본 주식이나 펀드에 추가로 돈을 넣는 ‘물타기’를 시도하는 투자자도 수두룩하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매몰비용의 오류’다. ‘본전’에 대한 미련으로 손실을 서둘러 확정짓지 않으려 한다는 얘기다.
미국 UC버클리 비즈니스스쿨의 터렌스 오딘 교수는 1만개에 달하는 미국의 주식거래 계좌를 6년간 추적했다. 투자자들은 매년 이익을 본 종목 중 15%를 팔았다. 손해를 본 종목은 10%만 매물로 내놓았다. 투자 비중 조절을 위한 매매를 빼고, 해당 종목을 계좌에서 완전히 내보내는 거래만 추렸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손실을 본 주식이 계좌에 머문 기간이 훨씬 더 길었다. 단기 매매가 성행하는 한국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게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손실 확정을 꺼리는 매매패턴은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오딘 교수에 따르면 처분 효과로 인한 투자자의 손실은 연평균 4.4%에 달했다. 이익을 보고 판 종목 중 대다수는 매도 시점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끝까지 들고 있던 종목들은 주가가 더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재테크 명언 앙드레 코스톨라니
“주식시장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 시장 움직임의 90%를 결정하는 것은 심리학이다.” 20세기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개인투자자. 경기흐름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한다는 ‘달걀이론’으로 유명하다.
안상미/김우섭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