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돈 좀 벌어봅시다] 헤알화 바닥인 줄 알았는데…브라질 채권 1년 반 만에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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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기자의 투자 실패기
투자위험 충분히 고려 않고 감으로 투자했다가 '낭패'
상하이지수 ETF도 마이너스
투자위험 충분히 고려 않고 감으로 투자했다가 '낭패'
상하이지수 ETF도 마이너스
“펀드 하나 추천해 봐.”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한경 재테크 팀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저의 아픔(?)을 모릅니다.
2014년 7월. 월급쟁이에겐 목돈이라 할 수 있는 3000만원을 브라질 채권에 넣었습니다. 연 11% 안팎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데다 브라질과의 과세 협정으로 세금도 ‘제로’였기 때문입니다. 환 헤지(위험 분산)가 되지 않아 헤알화 가치가 떨어질 때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게 문제였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지요.
당시 환율은 헤알당 450원 선이었습니다. 2010년 700원에 달한 헤알화 가치가 4년 만에 40% 가까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저는 헤알화 가치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 낙관적인 시나리오였을까요. 제가 생각한 ‘바닥’은 ‘지하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한 지난해 이후 헤알화는 추풍낙엽이었습니다. 헤알당 400원 선이 무너진 지 반 년이 못 돼 300원 선까지 뚫렸지요. 현재 제가 들고 있는 브라질 채권의 수익률은 딱 -50%입니다. 반 년에 한 번씩 들어오는 이자 역시 반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제가 브라질 채권 투자에 실패한 것은 “위험한 상품은 소액으로 분할매수한다”는 원칙을 잊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에 대한 긍정적인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였던 게 아닌지도 반성할 대목입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제게 아픔을 준 상품입니다. 지난해 7월이었을 겁니다. 당시 상하이종합지수는 3900선. 5000선을 넘어섰던 6월 고점보다 20% 이상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저는 중국 시장이 충분히 조정받았다고 판단해 비자금(?) 500만원을 지수 움직임의 두 배만큼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에 밀어넣었습니다.
하지만 상하이종합지수는 2900선까지 주저앉았고, 의도치 않은 장기투자가 시작됐습니다. 사실 레버리지 ETF는 길게 투자하면 안 되는 상품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이지 않는 손실이 발생합니다. 예컨대 1000이던 지수가 하루 만에 10% 하락해 900이 되면 1만원이던 ETF의 가격은 8000원으로 내려갑니다. 10%의 두 배인 20%만큼 상품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죠. 다음날 900이던 지수가 다시 1000으로 되돌아왔다고 가정해 보죠. 지수 상승률을 따지면 11.11%입니다. 8000원이던 ETF는 11.11%의 두 배인 22.22% 올라 9777원이 됩니다. 지수는 똑같지만 ETF 가격만 233원 내려가는 것입니다.
이런 상품 구조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절매’는 쉽지 않았습니다. 개인투자자의 최대 적이라는 ‘본전 생각’이 문제였지요.
제가 이 자리를 빌려 처참한(?) 개인 수익률을 공개하는 이유는 새해엔 독자 여러분이 저 같은 방향 착오와 무모한 욕심에 빠져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아울러 재테크 팀장의 본분을 살려 많은 분이 합리적인 판단과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성 들여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겠다는 각오를 다져봅니다.
송형석 재테크 팀장 click@hankyung.com
2014년 7월. 월급쟁이에겐 목돈이라 할 수 있는 3000만원을 브라질 채권에 넣었습니다. 연 11% 안팎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데다 브라질과의 과세 협정으로 세금도 ‘제로’였기 때문입니다. 환 헤지(위험 분산)가 되지 않아 헤알화 가치가 떨어질 때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게 문제였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지요.
당시 환율은 헤알당 450원 선이었습니다. 2010년 700원에 달한 헤알화 가치가 4년 만에 40% 가까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저는 헤알화 가치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 낙관적인 시나리오였을까요. 제가 생각한 ‘바닥’은 ‘지하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한 지난해 이후 헤알화는 추풍낙엽이었습니다. 헤알당 400원 선이 무너진 지 반 년이 못 돼 300원 선까지 뚫렸지요. 현재 제가 들고 있는 브라질 채권의 수익률은 딱 -50%입니다. 반 년에 한 번씩 들어오는 이자 역시 반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제가 브라질 채권 투자에 실패한 것은 “위험한 상품은 소액으로 분할매수한다”는 원칙을 잊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에 대한 긍정적인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였던 게 아닌지도 반성할 대목입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제게 아픔을 준 상품입니다. 지난해 7월이었을 겁니다. 당시 상하이종합지수는 3900선. 5000선을 넘어섰던 6월 고점보다 20% 이상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저는 중국 시장이 충분히 조정받았다고 판단해 비자금(?) 500만원을 지수 움직임의 두 배만큼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에 밀어넣었습니다.
하지만 상하이종합지수는 2900선까지 주저앉았고, 의도치 않은 장기투자가 시작됐습니다. 사실 레버리지 ETF는 길게 투자하면 안 되는 상품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이지 않는 손실이 발생합니다. 예컨대 1000이던 지수가 하루 만에 10% 하락해 900이 되면 1만원이던 ETF의 가격은 8000원으로 내려갑니다. 10%의 두 배인 20%만큼 상품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죠. 다음날 900이던 지수가 다시 1000으로 되돌아왔다고 가정해 보죠. 지수 상승률을 따지면 11.11%입니다. 8000원이던 ETF는 11.11%의 두 배인 22.22% 올라 9777원이 됩니다. 지수는 똑같지만 ETF 가격만 233원 내려가는 것입니다.
이런 상품 구조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절매’는 쉽지 않았습니다. 개인투자자의 최대 적이라는 ‘본전 생각’이 문제였지요.
제가 이 자리를 빌려 처참한(?) 개인 수익률을 공개하는 이유는 새해엔 독자 여러분이 저 같은 방향 착오와 무모한 욕심에 빠져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아울러 재테크 팀장의 본분을 살려 많은 분이 합리적인 판단과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성 들여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겠다는 각오를 다져봅니다.
송형석 재테크 팀장 click@hankyung.com